나이스신평 “IB부문 이익창출 불확실성 확대”

“대체투자 관련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 존재”

지난해 3분기 연속 순손실 … 3187억원 적자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대형증권사까지 덮치며 신용등급 전망을 끌어내렸다. 국내 신용평가사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기업금융(IB) 부문의 이익창출력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다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반영됐다. 국제신용평가 S&P글로벌은 지난달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한 바 있다. 올해 부동산 PF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증권사 신용도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충당금 추가 적립 필요 = 나이스신용평가는 15일 하나증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으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평은 등급전망 변경 이유에 대해 △IB부문의 이익창출력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과 △일부 사업부문 경쟁지위 변화 및 수익기반 안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점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자본확충 등을 통해 늘어난 자본여력을 기반으로 IB사업부문을 빠르게 확대하던 하나증권은 지난해 결산 기준 31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손상 인식 및 충당금 전입, 차액결제거래(CFD) 등 운용 관련 대고객 손실 보상 등으로 비용부담이 확대되면서 분기 기준으로는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순손실이 이어졌다.

하나증권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앞으로도 국내외 대체투자 관련 추가 손실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 문제다. 정원하 나이스신평 책임연구원은 “하나증권이 지난해 국내외 대체투자와 관련된 손상을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고금리 장기화 등 투자환경의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관련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작년 말기준 증권업의 국내 부동산 PF 익스포져의 중후순위 비중은 42%로, 캐피탈(30%), 저축은행(11%)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증권사 보유 부동산 PF 익스포져의 LTV수준과 부동산 시장상황을 고려한 경락가율 등을 기반으로 추가손실규모를 추정하였을 때, 2023년까지 적립한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수준은 추가적립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 등 투자환경의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만기연장 등으로 이연된 부동산PF 사업장의 부실이 현실화되거나 부동산펀드의 만기도래 시점에 리파이낸싱 실패, 부동산자산의 가치하락 재평가에 따른 손상차손 반영 등 올해 안에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점유율 하락 중 = 그동안 회사의 성장을 견인해 온 IB 부문의 이익창출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일부 사업 부문의 경쟁력 지위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정 연구원은 “위탁매매부문·자산관리부문의 제한적인 이익성장률, 자기매매·금융손익의 이익변동성 등을 고려할 시, IB사업부문의 부진으로 인해 향후 회사 수익기반의 안정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IB 수수료 점유율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익성 저하로 인해 2023년 순영업수익 점유율이 1.3%를 시현하는 등 일부 사업 부문의 시장지위가 저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외 부동산 경기둔화에 따른 관련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 연구원은 “자기자본 대비 국내외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비중 및 자기자본 대비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 비중은 모두 초대형 증권사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국내외 부동산 경기 및 투자자산 가치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해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 통상 6개월 안에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크다.

나이스신평은 하나증권의 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복귀할 검토 요인으로 △국내외 대체투자 손실 관련 불확실성 해소 △총자산순이익률(ROA) 0.5%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회복할 것 등을 꼽았다.

하지만 등급이 강등될 가능성도 있다. 나이스신평은 △국내외 대체투자 손실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5% 이하의 저하된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IB부문의 수익창출력 저하 등으로 수익구조 안정성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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