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로 보는 원인 달라

정부 정책 민감도에 영향

자영업자에게 어려운 이유를 묻자, 업종별로 답변이 제각각이었다. 전체적으로는 경기불황을 꼽는 답변이 많았지만, 업종별로는 과다경쟁 또는 대기업 횡포를 많이 꼽기도 했다. 과다경쟁 또는 대기업 횡포를 꼽은 자영업자는 정부 정책에 더 민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에서 '자영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더니 '불황으로 사람들이 소비를 하지 않아서'(40.6%) '자영업자 수가 너무 많아 경쟁이 심해서'(34.9%) '대기업의 횡포로 이윤이 남지 않아서'(19.0%) '모름·무응답'(5.5%)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답변은 업종별로 차이가 뚜렷했다. 전체적으로는 '경기불황'이 가장 많았지만, 운수업(48.5%)과 건설업(47.7%), 숙박 및 음식점업(43.2%)에서는 '과다경쟁'을 1순위로 꼽았다. 불황보다 시장구조 문제를 어려운 이유로 꼽은 것이다.

또 제조업(26.2%)과 농임어업(25.2%), 도매 및 소매업(22.9%)에서는 다른 업종에 비해 '대기업 횡포'를 비중 있게 꼽았다.

이지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경기불황보다 과다경쟁을 지적한 자영업자는 '고용시장 퇴출-자영업으로의 지속 진입'이라는 우리나라 고용시장 전반의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자영업 포화상태의 구조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개입에 대한 수요는 높아질 수 밖에 없으며, 정부의 대응이 미진하고 효과가 체감되지 않으면 이 영역은 정부에 대한 불만요소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상임연구위원은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민감도도 업종에 따라 다른데, 이 역시 대기업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등에 노출되어 있는 정도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정부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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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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