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자영업자 비중 갈수록 증가

적자 또는 월 120만원 미만 비중 높아

노후가 불안한 노인들이 자영업 창업전선에 내몰리고 있지만 낮은 소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자영업자들이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한국리서치가 3년 단위로 실시한 자영업자 조사를 보면 2011년 10.6%에 머물렀던 60대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14년 14.8%, 2017년 20.6%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30대와 40대 자영업자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이지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60대 이상 자영업자 증가는 노후소득을 확보하지 못한 고령 구직자가 임금근로자에서 이탈한 뒤 창업에 나서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늘어나는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젊은층에 비해 소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소득이 부족해 자영업에 뛰어들었는데 소득은 형편없는 결과에 직면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적자상태인 자영업자가 50대에서는 3.9%에 불과했지만 60대 이상에서는 두 배에 가까운 7.6%에 달했다.

소득이 월 120만원 미만인 자영업자는 50대에서는 9.7%였지만 60대 이상에서는 17.4%에 달했다. 월 120만∼250만원인 자영업자는 50대에서는 21.4%였지만, 60대 이상에서는 25.1%를 기록했다.

반면 월 소득이 450만∼700만원인 비교적 고소득을 올리는 자영업자는 50대에서는 15.8%였지만 60대 이상에서는 10.1%에 머물렀다. 월 소득이 700만원 이상인 고소득 자영업자는 50대에서는 10.0%였지만 60대 이상에서는 6.0%에 그쳤다.

또 이번 조사에서 60대 이상 자영업자 중에는 젊은 자영업자에 비해 종업원이 없는 '나홀로'인 경우가 많았다. 60대 이상에서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라는 답은 61.8%에 달했다. 50대(57.8%) 40대(55.2%) 30대 이하(57.1%)에 비해 높았다.

이 상임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 1세대(1955년∼1964년생)의 60대 진입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득은 낮고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고령 영세 자영업자층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당분간은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기초연금제도, 공공일자리 등 소득이전정책을 통한 고령자 지원정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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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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