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빚 늘었다" 43%

사업자·가계 이중대출 40%

수도권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부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있는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최근 2년 사이에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10명 중 4명은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을 모두 갖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부채를 가진 자영업자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부채의 질'은 더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10인 이하 고용의 자영업자 중 '부채를 가지고 있다'는 응답자는 66.6%로 나타났다. 추세로만 보면 2011년 77.9%, 2014년 74.4%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채의 질은 더 악화되고 있었다. 부채를 지고 있는 자영업자 중 '최근 2년 사이에 더 늘었다'는 비율은 43.0%로, '부채가 줄었다'는 비율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출자의 부채구성이다. '사업자대출만 있다'는 응답은 26.0%, '가계대출만 있다'는 33.7%였지만 '둘 다 있다'는 비율은 40.3%나 됐다.

한국신용정보원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함께 갖고 있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의 연체비율이 훨씬 높다. 그만큼 자영업자의 부채 상황이 나쁘다는 얘기다. 이번 내일신문 창간 조사에서도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모두 가진 자영업자 중 '지난 2년 간 부채가 더 늘었다'는 비율은 52.5%로 사업자대출이나 가계대출만 있는 집단보다 훨씬 높았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 모두를 받은 자영업자에게 '사업자대출 외에도 가계대출을 받은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 결과 '사업적자 충당'이 29.6%로 가장 높았고, '생활비 충당'이 27.1%, '사업확장'이 21.0%, '가족 대소사'가 10.5%였다. 사업자 대출을 받고도 사업용도로 가계대출까지 받은 이중대출자가 50.6%나 된 것이다.(사업적자 충당+사업확장)

특히 '적자 충당 용도'로 가계대출까지 받은 자영업자 중 50대(35.8%)와 60대 이상(34.9%) 연령층의 비율이 높았다.

이지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적자 충당을 위해 가계대출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운영이 어렵다는 얘기"라며 "특히 나이든 자영업자들이 더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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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봉우 기자 baw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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