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족하지만 앞으로 나빠질 것 10.8%(2011년)→24.8%(2017년) … 예상보다 어렵다 69.1%

자영업자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치는 오히려 떨어졌다. 장기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영업자들의 기대치 자체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내일신문이 창간 24주년을 맞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자영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10인 미만 자영업자 중 61.3%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2011년 51.5%, 2014년 55.2%에 이어 만족도가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하지만 사업 만족도가 높은 자영업자 가운데 미래 사업전망을 밝게 보는 비중은 되레 감소했다. 현재 사업에 만족한다는 자영업자 중 '5년 후 사업이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011년 48.6%에서 2014년 39.4%로 줄었고 2017년에는 34.3%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한 비율은 2011년 10.8%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24.8%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미래에도 사업여건이 개선되리란 희망이 줄면서 기대치를 낮춰 현실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자영업자 10명 중 7명 가량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현실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시작 때 예상과 비교해 현재 상황을 묻는 질문에 '잘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렵다'는 응답자가 52.7%나 됐고, '어려울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어렵다'고 한 응답자는 16.4%였다. 예상보다 어렵다는 응답이 69.1%에 달했다.

반면 '잘 될 것이라 생각했고 현재 잘 되고 있다'는 응답은 18.6%,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잘 되고 있다'는 응답은 11.0%에 그쳤다. 다만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에서는 '잘 되고 있다'는 응답이 53.1%로 '어렵다'(44.8%)는 응답자보다 많았다.

자영업자로서 어떤 표현에 가장 공감하느냐는 문항에서도 세대별 차이가 드러났다.

30대 이하에서는 '노력한 보람이 있다' 33.0%, '그래도 견딜 만하다' 47.3% 등 긍정적 답변이 80.3%로 '더 노력해도 잘 될 것 같지 않다' 9.1%, '너무 힘들다' 9.8% 등 부정적 답변 (18.9%)을 크게 앞섰으나 60대 이상에서는 긍정적 답변이 53.0%, 부정적 답변은 46.6%였다.

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자영업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사실"이라며 "젊은 세대일수록 자영업 시작단계에서부터 큰 기대를 갖지 않고 당면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생애주기 효과로 필요소득이 커지는 반면 나이가 젊으면 필요소득도 낮아 현실적인 만족도나 적응도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조사했나

내일신문과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는 2011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 '수도권 자영업자 조사'를 기획했으며, 세 조사는 모두 한국리서치가 진행했다. 조사대상과 표본구성은 2011년, 2014년과 동일했고 일부 문항은 이전 데이터와 비교 가능하게 디자인됐다.

조사 대상은 수도권 10인 미만 자영업자집단이며, 표본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2017년 8월 발표자료 기준 지역별·업종별·고용형태별로 비례할당한 후 무작위 추출방식으로 구성하였고, 한국리서치 MS패널을 활용했다.

조사는 2017년 9월 20일부터 25일까지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응답율은 32.9%였다. 표본크기는 1000명이며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이다. 질문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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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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