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된다 55.7%, 잘했다 58.8% … 음식점업·제조업 이중적 태도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수도권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절반 이상이 '부담된다'고 했고, 특히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서는 '잘못했다'는 비율이 높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예상보다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가 17년 만의 최고폭 인상을 결정하자 일부 언론은 "자영업자의 전직 또는 폐업을 부추기는 최대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문재인을 찍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자업자득" 등 비아냥이 넘쳐났다.


하지만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자영업자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10인 이하 고용의 자영업자 58.8%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잘못했다'는 응답은 36.5%였다.

물론 '최저임금이 부담된다'는 응답도 55.7%나 됐다. '부담되지만 잘했다'는 24.5%, '부담도 안되고, 잘했다'는 평가는 33.5%였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2018년 최저임금에 대한 태도는 업종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특히 음식점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부담이 되고 잘못됐다'(43.1%)는 비율도 높았지만 '부담되지만 잘했다'(34.8%)는 평가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제조업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부담-잘함 33.2%, 부담-잘못함 37.3%) 이밖에도 '부담이 안되고 잘했다'는 평가는 운수업, 부동산업, 농·임·어업에서 비교적 높았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음식점업과 제조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종업원이 있는 고용주 비율이 높기 때문에 최저임금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업종"이라며 "이 업종에서도 당연히 종업원이 있는 자영업자들이 더 부담을 느끼고 잘못했다는 부정적 평가를 더 내리지만 음식점업의 경우에는 종업원이 있는 자영업자(53.5%)와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48.7%)의 긍정평가 비율이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저임금에 대한 태도는 현재 처한 조건에 따라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다수는 '부담이 되고 잘못됐다'는 평가를,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 다수는 '부담도 안되고 잘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종업원이 있는 자영업자 중 '부담이 되고 잘못했다'는 평가는 40.5%였다. 물론 이들 중에서도 '부담은 되지만 잘했다'는 응답이 27.8%, '부담도 안되고 잘했다'는 대답은 28.4%로 56.2%가 '잘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38.7%는 '부담도 없고 잘했다'고 평가했다. '부담이 되지만 잘했다'는 평가까지 합치면 63.3%가 '잘했다'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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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봉우 기자 baw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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