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화장품산업 융복합단지 구축 박차

2025년 전후 '아시아권 선도국가… 목표

화장품산업이 경북도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북 화장품산업의 수출 성장률은 2012년 이후 44%대의 지속적인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북도는 제조업을 대체할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전략적으로 화장품 분야를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북도는 특히 국제 화장품효능 임상검증센터 구축, 화장품 신물질 및 인공피부 융합연구원 설립, 해양 기능성 융합 화장품 소재 'R&BD' 거점 구축, 맞춤형 스마트 화장품 융합연구 지원센터 구축을 4대 전략과제로 제시하는 등 경북형 화장품산업 연구개발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경북도의 화장품산업 육성전략과 비전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경북도는 화장품산업을 미래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침체된 전통 제조업을 대체할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국내 전통 제조업이 2~3%대의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 화장품 분야에 눈을 돌린 것이다. 무엇보다 화장품산업은 제2의 IT산업으로 청년과 여성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김관용 경북지사가 지난해 11월 대구한의대학교 삼성캠퍼스에서 개최된 경북도 글로벌 K뷰티 화장품산업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격려사와 함께 화장품산업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제공


공동 연구·개발·생산·판매 생태계 조성 = 국내 화장품산업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3%를 상회하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제조업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수출 성장률은 2012년 이후 연평균 44%대의 경이적인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41억8330만달러(약 4조8000억원)를 달성했다. 경북도의 예측이 통계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경북도의 화장품산업 육성전략은 '2025년 화장품산업 아시아 허브 도약'을 목표로 경북형 K-뷰티, 화장품산업 융합클러스터 구축하는 것이다. 화장품산업 융합클러스터는 1단계 화장품 산업생태계 조성(2015~2019년)과 2단계 글로벌 K뷰티 통합 플랫폼 구축(2019~2022년)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화장품산업 생태계 구축은 산업기반조성과 화장품기업 경쟁력강화사업, 해외마케팅 거점구축으로 세분화된다. 먼저 경북도가 가장 역점시책으로 시행하는 산업기반조성은 화장품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화장품특화단지조성,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산업지원센터)건립을 골자로 한다.

화장품특화단지는 경산 지식서비스연구개발(R&D) 1지구 내에 15만m²규모로 조성된다. 오는 12월 착공해 내년 하반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에 실시한 입주기업 수요조사에서 중국의 '신생활그룹'을 비롯해 50개 기업이 입주를 희망해 경북 화장품산업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현재 경북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화장품특화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기본계획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경산 지식서비스연구개발지구에 조성할 계획으로 2015년부터 추진하는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는 사업비 200억원을 투입해 지난 3월에 착공, 내년 6월 준공된다. 건물 준공에 이어 생산과 연구시험 장비를 2019년까지 갖춰 2020년에 개장할 계획이다.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는 특화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을 시제품 생산에서 마케팅까지 원스톱시스템으로 지원할 수 있어 화장품특화단지와의 시너지효과를 배가시킬 전망이다.

경북의 화장품산업 육성정책은 철저하게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소기업간 네트워크와 협업을 통해 공동연구개발과 생산, 판매를 통해 대기업에 버금가는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경북에 소재한 화장품기업은 수출에 주력하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어서 기술경쟁력이 기업생존의 사활을 좌우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경북도는 중소 화장품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간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수출에 적합한 제품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차 사업과 올해 진행 중인 2차 사업의 결과, 40여종의 시제품이 개발되어 조만간 수출길에 오를 예정이다.

기업과 관·학·연 협업으로 화장품 메카 구축 = 경북도는 소재개발, 기능성 효능검증, 구조분석, 대량생산 등의 시스템을 일괄 구축하기 어려운 화장품 중소기업의 애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대구한의대를 중심으로 포항공대 융합생명공학부, 포항가속기연구소, 창의IT융합연구센터,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 포항테크노파크 등과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융합연구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지난 6월 도의회의 의결을 거쳐 '경상북도 화장품산업진흥조례'를 제정, 제도적 지원근거도 마련했다.

화장품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과제는 판매, 즉 판로개척이다. 제품개발과 생산에 이은 마케팅지원 정책이 시급해졌다. 송경창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경북의 화장품산업클러스터 조성은 산업인프라 구축, 기업의 제품개발력 강화, 해외마케팅거점 확보, 화장품산업진흥조례 제정 등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앞으로는 전략적인 화장품산업 육성을 위한 2단계 통합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의 화장품산업 통합플랫폼 구축계획은 화장품 2차 특화단지 조성, 화장품 해외마케팅 거점 확대, 국제화장품효능임상인증센터 구축으로 요약된다. 2차 특화단지는 1차 단지에 소화하지 못한 기업들의 수요를 담아내기 위한 정책이다.

경산시 여천동 일원에 18만㎡(5만5000평) 규모로 추진하는 제2 화장품 특화단지는 2020년 착공해 2022년에 완공한다. 국내외 화장품 앵커기업들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경북 화장품 해외마케팅 거점 확대는 지역의 화장품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경북형 화장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경북도는 11월 중 베트남 호찌민과 다낭에 론칭하는 화장품전문판매장 '클루엔코(CLEWNCO)'를 향후 세계 10개국 10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화장품산업 성장률이 10%를 웃도는 국가를 선정해 매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에 따라 2019년 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러시아 등을 주요 공략국으로 삼았다. 중화권 편중(70%) 수출현상을 개선하고 화장품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화장품업계의 목소리를 수용한 조치다.

국제화장품효능임상인증센터 건립은 화장품 중소기업의 수출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 센터는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서 벗어나 화장품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각종 규제의 벽을 넘는데 필수적인 시설이다.

사전 등록 규제를 의무화 하고 있는 유럽 CPNP(Cosmetic Product Notification Portal)등록제도, 유럽의 기준을 준수하는 아세안(ASEAN) 국가의 사전 허가제와 할랄인증 등을 중소기업이 극복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임상인증센터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화장품 효능 및 임상검증 기관은 화장품산업의 규모에 비해 부족하며 특히 사전규제의 정점인 유럽의 인증제도 CPNP 등록을 위한 수많은 효능과 임상시험은 국내에서 불과 몇 개만 가능한 현실도 반영했다. 경북도는 센터 건립을 위해 총사업비 250억원을 들여 국제기준(ISO TC217)을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출 계획이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경북의 화장품산업은 수출을 목표로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전략적 미래 신성장산업"이라며 "특히 11일 개막하는 호찌민-경주 세계문화엑스포에 맞춰 베트남에 두 개의 화장품 공동판매장을 개장해 화장품산업이 문화를 넘어 경제엑스포로 발전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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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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