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다낭에 첫 진출

동남아시아 진출 마중물 기대

화장품산업이 경북도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북 화장품산업의 수출 성장률은 2012년 이후 44%대의 지속적인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북도는 제조업을 대체할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전략적으로 화장품 분야를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북도는 특히 국제 화장품효능 임상검증센터 구축, 화장품 신물질 및 인공피부 융합연구원 설립, 해양 기능성 융합 화장품 소재 'R&BD' 거점 구축, 맞춤형 스마트 화장품 융합연구 지원센터 구축을 4대 전략과제로 제시하는 등 경북형 화장품산업 연구개발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경북도의 화장품산업 육성전략과 비전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애로점은 바로 판로개척이다. 부족한 자본과 인재로 기술개발을 통해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정작 판매라는 난관에 봉착해 경영위기에 직면하는 중소기업이 부지기수다. 경북도는 이러한 중소기업의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마케팅 지원정책을 고안해 냈다.

경북도 화장품 산업 연구와 개발의 산실│대구한의대학교 화장품처방 개발 연구실(LAB)은 화장품과 관련된 신원료의 기능과 효능 실험, 각종 제품의 제형연구과 개발, 제품효능 테스트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경북도내 유일한 연구실험실로 경북도 화장품산업육성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 최세호 기자


경북도가 최근 선보인 경북화장품 공동판매장 브랜드인 '클루앤코(CLEWNCO)'는 중소기업 애로점 해결을 위한 고민의 산물이다. 클루앤코는 경북도내 중소 화장품기업 제품을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해외 수출시장에 본격적으로 유통판매하기 위한 마케팅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돼 국내외 화장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클루앤코는 Clew(길잡이, 리더)와 Cosmetic(화장품, 아름다움)의 합성어로 '아름다움의 글로벌 길잡이(리더)'를 의미한다. 이는 제품브랜드가 아니다. 앞으로 경북에서 생산되는 화장품을 한 곳에 모아 판매하는 이른바 화장품 고급편의점 또는 로드숍으로 보면 된다. 수도권 대학생과 20~30대 직장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를 통해 선정한 이름이다.

김동기 경북도 신성장산업과 사무관은 "클루앤코는 경북의 화장품이 전 세계에 아름다움의 리더로 진출한다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 브랜드가 경북 화장품산업의 세계시장 개척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루앤코는 아시아의 '세포' = 경북도는 프랑스의 세포라(SEPHORA) 매장을 벤치마킹해 클루앤코를 개발했다. 클루앤코는 11월 중 해외에서 첫 신고식을 한다. 오는 10일 베트남 호찌민과 16일 다낭시에 클루앤코 상설 화장품 판매장을 잇달아 개소한다.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 매장 역할을 할 곳이다. 이곳에서 경북에 소재한 50개 화장품 기업 제품 200여개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곳은 동남아시장으로 진출하는 거점매장 역할을 하게 된다.

안봉락(가운데) 신생활그룹 회장은 경북도와 경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화장품특화단지 부지 3만3000㎡를 매입하고 생산공장 1만㎡와 연구소 5000㎡의 시설을 신축한다. 사진은 안 회장이 지난해 11월 김관용(왼쪽)경북지사, 최영조(오른쪽) 경북 경산시장과 3자간 투자양해각서 (MOU)를 체결하는 모습이다. 사진 경북도 제공

프랑스 '세포라'는 세계적인 화장품 편집 숍이다. 화장품 기업에게 세포라 매장 입점은 기업제품의 기술력과 인지도에서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경북도와 지역화장품업계는 클루앤코를 세포라와 동급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의 분위기와 인테리어, 집기와 쇼핑백 등을 브랜드 콘셉트와 조화롭게 개발했다.

경북도는 오는 11일 개막하는 '호찌민-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7' 행사와 연계해 경북화장품의 기술력과 제품의 우수성 홍보를 극대화하고 성공적인 동남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창언 대구한의대 화장품공학부 교수는 "경북도의 해외마케팅 진출 전략은 국내 화장품유통시장이 점점 포화상태에 근접하는 시기에 이뤄진 발 빠른 대응으로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내 화장품은 한류와 함께 세계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 제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한류열풍으로 국내 화장품산업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2%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생산량 10조원을 돌파했다. 수출 또한 2010년 이후 연평균 36.9%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15년 25억8000만 달러(약 2조9000억원)를 달성했다.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 진출과 화장품산업 급성장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이를 지역 신성장산업으로 선정하고 발전정책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산업의 대기업 편중현상(아모레·LG생활건강 60%), 중화권에 집중된 화장품 수출(전체 수출의 70%)과 선진국시장의 낮은 점유율(유럽 0.03%, 미국 0.5%, 일본 0.6%) 같은 한계와 위험성도 여전히 안고 있다. 이미지 대구한의대 교수는 이와 관련 "화장품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먼저 수출 중심의 강소기업 육성과 중화권 중심에서 탈피한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류열풍을 'K-뷰티' 흥행으로 승화 = 경북도는 2015년 1월 '경북 K-뷰티 화장품산업 미래비전'을 선포하고 산업인프라 구축, 제품개발지원, 해외마케팅지원, 융합연구체계 구축 등 화장품산업을 경북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경북도는 특히 다른 지자체의 화장품산업 육성 정책이 국내외 마케팅보다는 생산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생산에서 판매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경북도가 공동판매장 브랜드 개발로 동남아시장 진출과 비중화권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도 생산과 마케팅을 동시에 연결하는 균형 있는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클루앤코는 화장품기업에게 '생산 → 판매 → 성장 → 투자'로 이어지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경창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경북도는 화장품산업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며 "공동연구개발과 공동생산기반 구축에 이어 공동판매 지원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경북도의 신중소기업 지원 정책"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클루앤코 매장을 베트남 두 도시에 개점한데 이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몽골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중국 멕시코 등 화장품산업 성장률이 10% 이상인 세계 주요국에 100곳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경창 실장은 "11월 중 론칭하는 경북 대표 화장품 전문매장 브랜드인 클루엔코는 단순히 매장의 이름을 명명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화장품산업의 성공을 기약하는 힘찬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경북의 해외마케팅지원 전략은 현재 국내 화장품산업에 나타난 대기업 편중현상과 수출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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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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