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이후 닉네임 1만5천개 확보

미국에서 SNS계정 정보도 받아 분석

조주빈 아이폰도 잠금해제 작업

아동.청소년 등의 성착취물이 공유된 텔레그램 ‘박사방’ 이용자에 대한 경찰 추적에 속도가 붙었다. 경찰은 지난 해 9월부터 최근까지 박사방에 다녀간 1만5000개의 닉네임을 토대로 이번주부터 강제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가입비를 내고 박사방에 입장한 유료회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보도 미국과 공조를 통해 일부 확보했다.

'조주빈 강력처벌하라'│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30일 "박사방과 관련해 확보한 (참여자) 닉네임 개수는 중복을 제외하면 1만5000건"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박사방' 관련 수사를 하며 대화방에 참여한 닉네임 정보를 파악해왔다.

경찰은 "1만5000개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운영한 유료 및 무료 대화방에 들어간 적이 있는 이용자들의 닉네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텔레그램에선 한 이용자가 여러 닉네임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닉네임 건수와 실제 이용자 수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사실을 특정한 뒤에 입건해 강제수사 진행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일부에 대해선 신원을 특정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미 국토안보국(HSI)을 통해 SNS계정 정보를 협조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계정 정보는 텔레그램이 아닌 다른 SNS 계정 정보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해외암호화폐거래소에 거래내역 등에 대한 협조요청을 해둔 상태다.

경찰은 '박사’ 조주빈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경찰이 조주빈에게서 압수한 디지털 물품은 20여 점인데 이 중 최근까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2대를 집중 분석하고 있다. 2대중 1대는 조씨가 소지하고 있었고, 나머지 1대는 주거지 내 소파에 숨겨뒀던 것을 경찰이 찾아냈다.

경찰 측은 "조주빈이 범행 일체를 인정했지만, 정작 휴대폰 비밀번호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아이폰 최신기종도 잠금해제할 수 있는 기기로 알려진 이스라엘의 포렌식 장비를 이용해 휴대전화의 잠금 해제를 시도중이다.

조씨의 추가 범죄 사실에 대한 수사도 현재진행형이다. 경찰은 기존에 확인된 공범 중에서도 추가 수사를 통해 이번 주중에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조씨가 손석희 JTBC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손 사장과 윤 전 시장의 조사 일정을 조율중이다. 조씨의 일방 진술만으로는 피해 사실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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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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