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보수몰락 원죄' 딛고 재기

4.7 보궐선거 승리가 확정된 8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 야권단일화 경선 승리 때에 이어 세 번째다.

오 시장은 당선소감에서 "지난 5년 동안 일을 할 때는 머리로 일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이어 "지금 코로나, 경제난 때문에 정말 큰 고통과 불편함 속에 있는 서울 시민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많다"며 "그분들을 어떻게 위로해 드리고 또 보듬고 챙기느냐를 생각하면 정말 크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위중한 시기에 저에게 다시 일할 기회를 주신 것은 산적한 과제들을 능수능란하게 빠른 시일 내에 하나씩 해결하라는 뜻"이라며 "고통 속에 있는 많은 서울 시민 여러분들을 보듬어달라는 취지의 지상 명령으로 받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변호사 출신인 오 시장은 2006년 '40대 서울시장'으로 화려하게 정치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책임을 지고 시장직을 사퇴한 후 10년 동안 보수 몰락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내부 비난 속에서 굴곡진 야인생활을 했다. 20~21대 총선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고 이번 보궐선거 과정에서도 이른바 '조건부 불출마 선언' 'V자' 논란에 이어 '내곡동 처가땅 의혹'으로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10년 만에 재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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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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