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도 60% 육박

여당 지지층 외면

법정 공휴일이 아닌 평일 보궐선거 투표율이 6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실정과 오만에 대한 심판 표심 앞에 여당의 '갈라치기' 공세도 무력했다. 여권의 지지층 상당수는 투표장을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의 승리라기 보다는 여권의 패배로 평가하는 이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투표율은 56.8%를 기록했다. 서울은 58.2% 부산은 52.7%였다. 지난 대선 직후 치러진 2018년 7회 지방선거 당시 서울 투표율은 59.9% 부산은 58.8%였다. 2018년 선거가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전국단위 선거라는 점과 비교하면 평일 투표율로 이례적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2~3일 실시된 사전투표율도 20.54%(서울 21.95% 부산 18.65%)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이 압승한 지난 2018년 지방선거보다 높은 사전투표율이다. 역대 사전투표에서 현 여당이 우위를 보였던 점을 고려해 민주당이 반전을 장담했으나 전체 선거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서울의 경우 야권 지지세가 높은 서초(64.0%) 강남(61.1%) 등이 높게 나타난 반면 여권 지지세가 강한 관악(50.4%) 금천(52.2%)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표심을 몰려나온 반면 여당 지지층은 투표장을 외면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 공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에서도 흔적이 엿보인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오세훈 후보는 59.0%로 박영선 후보(37.7%)에 21.3%p 앞섰다. 선관위 집계결과 실제 득표율은 오 후보 57.5% 박 후보 39.18% 였다. 출구조사 연령대별 분석에서 오 후보는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박 후보를 앞섰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여당 우위를 보였던 40대도 오-박 후보간 격차는 1%p의 오차범위였다. 각 구별 득표율에서도 25개 전 구청에서 오 후보가 승리했다. 선거기간 돌입 후 나온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민주당이 사전투표 전후 야당후보 검증을 명분으로 네거티브 공세에 주력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으나 실제 표심에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 기간 내내 '종아리를 걷어라' 이 느낌이었는데, 우리가 왜 종아리를 걷으라고 하는지를 잘 모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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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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