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고용안정법 시행

70세까지 취업기회 보장

YKK그룹 65세 정년 폐지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70세 정년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14일 코트라(KOTRA) 오사카 무역관·후쿠오카 무역관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지퍼 제조업체 YKK그룹은 2021년 65세 정년을 폐지했다. 시니어 사원의 다양한 경험을 공장의 안전문제 개선과 품질 관리, 고객 관리 등 적재적소에 적용하도록 역할을 부여한다. 63~64세 시점에는 회사와 근로자가 일에 대한 의욕이나 건강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업무 내용, 역할, 퇴직시기를 정한다.

산업·건설기계 제조업체인 구보타는 4월부터 공장 정규직 근로자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렸다. 은행과 증권사를 지닌 미즈호 파이낸셜그룹(FG)은 6월 고문직에 대해 75세 정년제를 도입했다. 다만 사장 경력자에 한해서다.

가전제품 판매업체 노지마는 2000년 7월 고용계약 연령을 65세에서 80세로 15년 늘렸다. 65세 정년 이후 건강상태에 따라 80세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나아가 내년부터 80세 고용상한제도 폐지할 전망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보도했다. 80세가 넘어도 건강이 허락하고, 본인 의지가 부합할 경우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고령자 일자리를 인위적으로 빼앗지 않도록 돕고 있다.

일본정부는 2013년 근로자가 원하면 6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고용확보 조치 의무화를 시행한 후 2021년 4월 1일 '고령자 고용안정법'을 제정했다. 고용주가 '근로자의 취업기회를 만 70세까지 보장하도록 노력할 것'을 의무화한 것이다. 지금 당장 70세 정년 의무화를 규정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변화된 흐름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놓았다.

'취업 기회 보장' 방법으로는 정년제도 폐지 및 상향, 계속고용제도 등이 있다. 계속고용은 정년퇴직 후 본사·자회사·관련기업에 촉탁직으로 재고용하는 방법이다. 아울러 위탁계약을 통한 취업 유지, 자사와 관련된 사회공헌 사업을 통한 고용 등도 활용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고연령자고용정황 집계결과 보고서(2022년 6월)를 통해 일본기업의 25.6%가 '정년제 폐지' 또는 '70세까지 취업기회를 넓히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에 따르면 일본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으며, 전체 인구는 2004년 피크 이후 감소해 2050년 9500만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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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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