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호조 … IT·바이오주 급등 힘입어

기업지배구조개선·주주환원정책 기대감 반영

올해 국내 증시는 오랜 기간 머물러 있던 박스권을 벗어나며 새 역사를 쓴 한 해였다. 코스피지수는 25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지지부진 하던 코스닥 지수도 800선을 터치하며 새로운 희망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는 세계 경기 회복세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고 새 정부가 들어서며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활황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수 지난해 말 대비 20% 상승 = 2017년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7년 만에 박스피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코스닥이 10년 만에 800선을 회복하는 등 각종 기록을 쏟아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종가기준 코스피지수는 2427.34로 지난해 말 종가 2026.46보다 19.8% 상승했다. 올해 초 2020선에 머물러 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5월 2300선을 돌파하며 6년간 갇혀있던 박스피(2000~2200)를 탈출했다. 이후 7월에는 2400선, 10월에는 2500선을 깨더니 11월에는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갈아치우며 3일 종가 2557.97을 기록했다. 연말대비 26.2% 상승한 지수다. 장중에는 2561.63까지 올랐다.

반도체 업황 호조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코스피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80만2000원에서 올해는 최고 286만1000원(종가기준)까지 급등했다. 장중에는 287만6000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 연말 종가는 4만4700원인데 올해는 10월 11일 8만9100원(종가)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큰 규모로 늘어나 코스피 전체 증가규모의 30% 가량을 차지했다.

26일 코스닥 지수는 762.21로 지난해 말 종가 대비 20.7% 상승했다. 10월까지는 600선을 벗어나지 못하며 박스권에 머무르는 등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부진 하던 코스닥도 기업 이익 증가 및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하반기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펼치기 시작했다. 바이오주의 급등과 함께 정부가 모험자본 시장으로서의 코스닥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코스닥은 지난달 23일 종가기준으로 796.80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24일에는 장중 803.74를 기록하며 2007년 11월 이후 10년간 회복하지 못한 800선을 처음으로 넘기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코스닥 시장 하루 거래대금은 10조323억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초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후 중·소형주의 상승랠리가가 본격화 될 것"이라며 "코스닥 지수가 900선, 1000을 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코스닥 기업공개(IPO)시장 역대 최대 규모 = 증시 활황세에 힘입어 IPO시장도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대어급 신규 상장기업들의 등장으로 전체 공모금액은 8조원에 달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업체들의 공모금액은 총 7조9736억원(스팩 포함)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0년의 10조907억원 이후 7년 만에 최대규모다. 2016년 6조4574억원보다 23.5% 증가했다.

코스피 시장 IPO는 4조4478억원으로 2010년 8조7010억원 이후 최대였다. 코스피시장에서는 대어급 업체들의 상장이 활발했다. 넷마블게임즈는 공모규모가 2조6617억원으로 2010년 삼성생명의 4조8881억원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ING생명도 1조1050억원의 공모금액을 기록했다.

코스닥의 공모금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공모규모가 1조87억원으로 코스닥 시장 단일 공모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2차 전지 업종기업의 신규 상장이 활발했다.

['2017년 증시 결산' 연재기사]
① 새정부 기대감에 새 역사 쓴 증시│ 코스피·코스닥 박스권에서 벗어났다 2017-12-27
② 착한기업·사회책임투자 활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SRI(사회책임투자)펀드 출시 잇따라 2017-12-28
③양극화 심화│ 대형주 25% 상승 … 소형주 1% 하락 2017-12-29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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