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금융계열 지분 차감시 자본적정성 하락

미래에셋캐피탈, 계열사 출자액 커 신용등급 ↓

올해 7월 정부의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가 시행되면 삼성금융그룹과 미래에셋금융그룹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금융그룹의 경우 삼성생명이나 화재, 증권, 카드 등 금융계열사들의 비금융 계열사 출자 지분규모가 커 계열사들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대폭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정부의 지배구조 단순화 및 미래에셋캐피탈에 대한 지주회사 전환요구가 커질 수 있으며 자회사 관련 재무부담이 커질 경우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배구조·개별회사 신용이슈 주목 = 나이스신용평가는 28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통합감독 대상 7개 금융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통합감독 도입시 금융그룹 연결자본적정성 지표는 7개 그룹 모두 100% 이상으로 비금융 계열 지분 일부를 자본에서 차감해도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배구조 변화 및 개별금융그룹별 신용이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 간 신용공여 및 주식취득, 내부거래, 지배구조 등을 통해 부실이 전이될 위험수준을 평가하고 계열사별 신용이슈를 살펴봐야한다는 얘기다.

◆삼성 비금융 계열사 지분 33조원 = 특히 삼성금융그룹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기준 금융그룹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계열사 지분규모는 33조1195억원에 달한다.

현재 통합 자본적정성 지표는 308.6%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비금융 계열 출자액을 감안할 경우 그룹 연결 자본적정성 지표는 대폭 하락해 213.4%까지 낮아진다.

나이스신평이 분석한 비금융계열 지분반영 자본적정성 지표에 따르면 274.0%인 삼성생명의 자본적정성지표는 157.8%로 116.2%p 감소한다. 삼성화재는 359.7%에서 288.4%로 71.3%p, 삼성증권은 1112.5%에서 1068.5%로 44.0%p, 삼성카드는 380.1%에서 375.6%로 4.6%p 자본 적정성이 줄어든다.

이혁준 나이스신평 금융평가1실장은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이 우수하다"면서도 "삼성생명은 중기적으로 비금융 계열 보유지분 관련 규제강화와 지배구조 변화 이슈가 있어 사업 및 재무적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 지주사 전환 요구 커질 듯 = 미래에셋금융그룹에는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주사 전환 필요성과 자회사 재무부담 확대시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이스 신평 분석에 따르면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합계 기준 자본적정성 지표는 높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의 자본적정성지표는 (-)279.1%로 마이너스 수준이다. 최소 필요자본은 1291억원인데 적격자본은 (-)3603억원이다. 이 실장은 "미래에셋캐피탈의 금융계열 출자액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조1795억원으로 규제기준 인정자본을 크게 웃돌았다"며 "중기적으로 자회사 관련 재무부담이 확대될 경우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실장은 또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캐피탈의 최대주주이며 미래에셋캐피탈이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규제감독 차원에서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작년 10월 롯데지주 출범으로 금융자회사 지배구조변경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행위제한 규정에 따라 롯데지주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93.8%와 롯데캐피탈 지분 25.6%를 2년내 매각해야 한다. 롯데카드의 경우 그룹의 지원 능력이 떨어지면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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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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