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캐피탈, 핵심계열사 지분보유 '지주' 역할

지주사 적용·강제전환 여부 및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하반기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시행되면 금융회사와 비금융 계열회사간 부실위험 전이를 막기 위한 동반부실위험 평가제도의 영향은 그룹별로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과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대해서는 지주사 전환 및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과 이에 따른 영향에 따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복잡한 지배구조가 가장 큰 우려사항으로 지적된다. 미래에셋대우가 그룹의 대표회사로 선정됐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이 핵심 계열사 지분 보유하며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이에 따른 지주회사 적용 및 강제전환 여부, 일감 몰아주기 논란 등이 주목된다.


◆그룹대표회사 '미래에셋대우' = 7일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 시행과 관련해 미래에셋대우를 그룹의 대표회사로 선정하고 그룹위험 관리팀을 신설하고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이며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 또한 19% 보유하며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최대주주는 박현주 회장이다.

이렇듯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지분구조는 타금융그룹 대비 복잡하게 되어 있다.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33%)과 미래에셋캐피탈(34%)의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캐피탈지분을 30% 보유하고 있다.

또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을 각각 19%보유하며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생명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구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국내 증권사 1위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산운용업계 최상위권의 경쟁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보유하고 있으나 미래에셋캐피탈 증자 등 투자부담이 증가해 차입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캐피탈 사업 비중이 2017년 9월말 기준 총자산의 21.5%로 높지 않으나, 최근 자동차 리스할부금융 및 투자금융위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서 과거 차입을 통해 종속회사 지분을 보유함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2016년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무부담은 완화됐지만 신용평가 관계자들은 재무부담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보험은 변액보험 및 퇴직연금 시장에서 우수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보장성보험 사업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지급여력비율 산출기준 강화 등으로 지표가 2014년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2017년 9월말 기준 220.6%로 절대적인 수준이 높아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캐피탈 신용 하방압력 =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들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경우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주사 전환 필요성과 자회사 재무부담 확대시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이스 신용평가사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합계 기준으로는 자본적정성 지표가 높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의 경우 자본적정성지표는 -279.1%"라며 "최소 필요자본은 1291억원인데 현재 적격자본은 -3603억원으로 미래에셋캐피탈의 금융계열 출자액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조1795억원으로 규제기준 인정자본을 크게 웃돌았고 중기적으로 자회사 관련 재무부담이 확대될 경우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캐피탈의 최대주주이며 미래에셋캐피탈이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규제감독 차원에서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 또한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그룹합계 기준으로 높은 자본적정성 지표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미래에셋캐피털이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지배구조 변화에 따라 신용도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이 최대주주로 그룹을 지배하는 통로 역할을 해 왔다. 결산기 지주사 강제전환 규정을 피하기 위해 결산시 단기차입금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규제에 대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의 지분 맞교환으로 미래에셋캐피탈의 연결범위에서 미래에셋대우 및 미래에셋생명이 제외됐다. 김 연구원은 "미래에셋캐피탈 중심의 지주사 전환보다는 미래에셋대우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 금융그룹 리스크 관리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지주사 강제전환 규정(총 자산 중 자회사 지분 50% 초과)을 피해갈 수 있을 정도로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 구성에 여유가 큰 상황은 아니다. 따라서 지주사 전환시 자회사 지분 취득 등의 이유로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잔존해 있는 부분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신용도에 부담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지분 맞교환 등 지주사 전환을 배제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데 최종적인 지배구조의 방향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시장의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주회사 전환가능성에 대해 "전환 계획이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나 자산운용 등 우리 미래에셋그룹은 해외투자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지주사로 전환하면 투자의사 결정의 신속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박현주 회장이 최대 주주(48.63%)인 '미래에셋컨설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이 회사가 포시즌호텔, 블루마운틴 CC 등의 관리를 맡고 있다보니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계열사들이 희생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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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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