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으로 홈트레이닝 제품 개발 나서 … 주 5일 근무에 야근 없애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사양업종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한 청년이 있다. 낙후된 제조환경과 주변의 텃새를 상상력과 절박감으로 이겨내고 창업 4년만에 매출 30억원을 넘어섰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했던 그는 이제 어엿한 청년 CEO로 성장했다.

제이케이산업을 설립한 김수현 대표 지난달 25일 만났다.

제이케이산업은 2015년 1월 설립된 피트니스용 운동기구 전문제조업체다. 설립 4년째지만 헬스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회사다.

김수현 제이케이 대표와 국내 최초로 개발된 클럽용 스쿼트머신 '씨시스쿼트'. 사진 제이케이산업 제공

제이케이산업은 국내 최초로 클럽용 스쿼트머신 '씨시스쿼트'를 개발해 상품화했다. 이외 트랩바 스트레칭머신 벤치프레스 등 40여가지에 이르는 운동기구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발명특허 2건을 획득했다.

씨시스쿼트는 제이케이산업을 자리잡게 한 효자다. 씨시스쿼트는 여러 스쿼트(하체근육운동) 운동 중 대퇴사두(앞쪽 허벅지근육)와 둔근(엉덩이근육)을 강화하는 운동기구다. 특허를 획득한 이 제품은 내 몸에 맞게 조절할 수 있으면서 전문가 도움없이도 쉽게 스쿼트운동을 할 수 있어 많은 클럽에서 사용하고 있다.

씨시스쿼트가 인기를 얻자 약 10개 정도 모방제품이 시중에 나왔다. 모방제품은 오히려 시장확대에 도움을 줬다. 외국산제품을 밀어내고 현재 국내 스쿼트머신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씨시스쿼트로 인정을 받자 다른 운동기구도 신뢰를 얻었다. 매출이 덩달아 늘었다. 창업 1년차 80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3년차 24억원을 돌파, 4년차인 올해는 3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현 대표는 성공비결로 우선 '소비자 관점'을 꼽았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만들기를 수십차례 반복한다. 현재 판매중인 씨시스쿼트도 27번째 개선한 제품이다.

김 대표는 "바른자세를 잡기 힘든 스쿼트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소비자 관점에서 개선하려 노력한다"면서 '최고 제품이 곧 최고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틈새시장 발굴'도 케이케이산업 성장 요인이다. 헬스클럽에서 사용하는 운동기구들은 대부분 규모가 크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작은 운동기구에 주목했다. 씨시스쿼트를 시작으로 트랩바(무거운 라벨을 들어올리는 훈련 시 우려되는 허리부상 방지를 위한 기구) 등그립(당기는 운동할 때 사용하는 손잡이) 우드푸쉬 등으로 소비자 신뢰를 쌓았다.

제이케이산업은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김 대표는 "사업을 하다보니 혼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실력있는 제조회사나 마케팅 회사들과 협업하고 있다.

2017년 1월부터 가정용 스쿼트머신을 건강한형제들과 손잡고 인터넷 판매를 시작해 월 1000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스타트업기업인 DCTRUE와 MOU를 체결하고 홈 피트니스 기구 제작에 나선다.

김 대표는 "앞으로 다양한 홈트레이닝 제품개발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도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성장가도 중이지만 제이케이산업은 창업부터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대학교를 중퇴한 김 대표는 의류온라인쇼핑몰에서 5년간 근무했다. 이후 순대국집 열었지만 6개월만에 접었다. 기술을 배워야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운동기구제조업체에 입사했다. 손재주가 있어 만드는 게 즐거웠다.

영세기업이었던 회사는 수개월간 월급을 주지 않았다. 회사 직원들이 고령인 탓에 회사생활도 생동감이 없었다. 창업을 결심했다. 불편하게 설계돼 있는 기존 운동기구를 개선하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그동안 모은 3000만원으로 창업했다. 예전 회사에서 자신에게 기술을 전수해줬던 공장장을 설득해 제조를 맡겼다. 하지만 현실은 막막했다. 임대공장을 얻고 공장에 필요한 중고장비를 구입하니 자금이 바닥났다.

이때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전용창업자금(1억원), 투융자복합금융(1억원)을 지원받아 안정적인 원부자재 수급과 신규 인력채용이 가능해졌다.

김 대표는 "정부 자금지원은 숨통을 열어줬다"며 "회사를 성장시켜 일자리를 늘리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운동기구제조업체는 대부분 영세하고 고령자가 대부분이다. 올해 35세인 김 대표가 업계에서 가장 젊다.

"제조업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그는 아직 영세하지만 지난해 전체 직원 5명과 함께 일본으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회사는 주5일 근무에 야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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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제이케이산업│국내 최초 클럽용 '스쿼트머신' 개발
③ 펀샤인│창업 3년 만에 매출 186억원 달성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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