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해외동향

중국 FAW.BAIC 턱밑 추격

독일·일본도 투자 활발

세계 자동차 업계가 뜨겁다. 눈앞에 다가온 전기차시대 준비에 여념없다. 현 시장구도를 굳히려는 자와 판을 엎으려는 자, 이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자들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기차 춘추전국시대다.


현재로선 미국 테슬라가 독주하는 모양새다.

미국 친환경기술 정보업체 ‘클린 테크니카’(Clean Technica)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16%가 테슬라 제품이다. 이중 12.5%가 ‘모델 3’.

모델 3는 22만1274대(10월말 기준)가 판매됐다. 2위인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의 EU-시리즈(8만1926대)보다 거의 3배 많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20억달러 규모의 ‘기가팩토리’를 건설중이다. 미식축구장 121개에 맞먹는 크기다. 이곳에서 모델 3를 연간 15만대 생산할 계획이다.

앞서 2016년엔 미국 네바다주에 50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세운 바 있다.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민 곳이 중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함대’를 보유하고 있다. 제일자동차(FAW), 지리(Geely), 만리장성자동차(Great Wall Motors), 장안(CHANGAN) 체리(CHERY), 베이징자동차(BAIC),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SAIC) 등. 수많은 중국업체들이 테슬라를 바짝 뒤?고 있다. 이중 BAIC, BYD, SAIC 3사가 생산한 전기차가 세계 판매량 2,3,6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특히 중국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정책에 힘입어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

예컨대, 중국에는 80만8000개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 이중 33만개(40.8%)가 공공 충전소다. 반면, 미국은 50만개 수준이며 80% 가량이 개인주택에 설치돼 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일본, 독일도 분주한 모습이다. 테슬라에 뒤졌지만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 투자를 늘리고 있다.

도요타는 올봄 중국에서 첫 ‘렉서스’ 전기차를 출시한다. SUV 전기차 ‘UX300’도 내놓는다. 도요타는 렉서스 인기, 축적된 하이브리드 기술을 이용해 폭스바겐을 따라잡는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오랜 하이브리드 경험이 강점이다. 1997년부터 ‘프리우스’를 생산했다. 이를 통해 상당한 배터리 기술을 터득했다는 평이다. 그간 일본업체들은 유럽 경쟁사와 달리 미래차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도요타 전기차 계획도 2030년에 맞춰져 있었다. 최근 2025년으로 당겼다. 그러나 여전히 하이브리드-연료전지-전기차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 지에 대해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닛산도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싶어한다. 닛산은 오랫동안 배터리 전기차 분야에서 강자로 군림해 왔다. 전기차 ‘리프’(LEAF)는 지난해에도 5만9000대(10월 현재) 가량 판매됐다.

닛산은 2022년까지 8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1월 미국에서 열리는 ‘2020 CES’에서 크로스오버 전기차 컨셉트카 '아리야’(ARIYA)를 공개할 예정이다. 닛산은 최근 3억달러 규모의 일본 생산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독일 BMW는 지난해 6월 뮌헨에서 ‘NEXTGen' 행사를 개최했다. 최신 전기차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날 3종의 전기차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해럴드 크루거(Harald Kruger) CEO는 “2023년까지 25종의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당초보다 2년 앞당긴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를 2021년까지 2배 늘리고, 2025년이면 연평균 3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앞서 BMW는 2013년 100% 전기차 i3를 출시했다. 이후 배터리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금까지 약 18만대를 생산했다.

뒤질세라 폭스바겐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폭스바겐이 주목하고 있는 곳이 중국이다.

현재 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전 세계 6개 전기차공장 중 중국 2곳(광둥성 포샨, 상하이 안팅)이 모두 폭스바겐 공장이다. 각각 30만대씩, 연 6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연 15만대인 테슬라 상하이공장의 4배 규모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15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테슬라는 전기차 ‘기술’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간주된다. 반면, 폭스바겐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가격.생산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이다.

폭스바겐은 이미 향후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500억달러 이상의 배터리 물량을 확보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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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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