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전문가 조사에서 꼴찌 … 내연기관 전망 엇갈려, 현대차 미래 긍정적

'수소차'는 10년 후 미래자동차로 선택받지 못했다. 내일신문이 전문가(20명)와 부품업체(74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10년 후(2030년) 가장 많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에 대한 질문에 부품업체 67.6%가 전기차라고 응답했다.

2019년 12월 31일 저녁 국회 수소충전소에 수소차들이 충전을 위해 늘어서 있다. 사진 김형수 기자


수소차는 4개사가 응답해 5.4%로 가장 낮았다. 전문가의 경우 1명만 수소차라고 응답했다. 절반인 10명은 내연기관차를 꼽았다.

이는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과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확대 계획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정부발표 핵심은 2040년까지 수소차 생산량(누적)을 620만대(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로 확대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수소충전소도 2018년 14개소에서 2040년 1200개소로 확충할 예정이다. 또 2040년까지 수소택시 8만대, 수소버스 4만대, 수소트럭 3만대를 보급해 수소 대중교통을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수소차가 10년 후 미래자동차로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현실성'과 '경제성' 때문으로 분석됐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수소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상용기술과 인프라(기반시설)가 뒤쳐져 있어 자동차산업을 주도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내연기관차 전망에 대해서는 부품업체와 전문가 의견이 갈렸다.

10년 후(2030년) 가장 많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에 대한 질문에 부품업체는 전기차를, 전문가는 내연기관차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자동차산업 변화속도도 부품업체가 전문가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내연기관차 신규판매가 50% 이하로 떨어지는 시점에 대해 부품업체는 6~10년을 가장 많이(44.6%) 꼽았다. 11~15년이 23.0%로 뒤를 이었다. 16~20년 10.8%, 5년 이내 12.2%, 20년 이후 0.9%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문가들 절반(10명)이 11~15년이라고 응답했다. 15년 이상이 8명이었다. 전문가들은 내연기관이 기존처럼 산업을 주도하면서 연착륙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위평량 서울시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장은 "조사결과를 보면 부품업체와 전문가들이 판단한 내연기관차 신규판매가 50% 이하로 떨어지는 공통된 시점이 2030년"이라며 "이는 2030년 이전에 한국자동차산업 생태계가 미래자동차 생태계로 완전히 돌아서야 한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 경쟁력있는 자동차 브랜드 조사에서도 의견은 달랐다.

부품업체들은 미래에 가장 경쟁력 있는 자동차 브랜드로 테슬라를 압도적(46.9%)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현대기아차(17.6%), 일본 도요타(13.5%), 독일 폭스바겐(12.2%), 미국 지엠(6.6%), 중국 비야디(6.6%) 순으로 꼽았다.

반면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6명으로 가장 많았고, 테슬라 5명, 폭스바겐 3명, GM 2명 순이었다. 업체들은 테슬라가 전기차 양산과 자율주행차 개발에 앞서 있다는 점을 높이 꼽았다.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기술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한편 현대자동차의 미래차 준비에 대해 부품업체들은 '잘하고 있다'와 '보통'이 각각 41.9%로 나타났다. 못하고 있다는 16.2%였다.

전문가 조사에서도 현대차는 향후 존립가능성 브랜드에서는 16명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미래에 경쟁력있는 브랜드에서 한표도 얻지 못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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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이재호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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