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부품업체 74곳 조사

10곳 중 3곳만 대비 ‘잘하고 있다’

미래차 기술력 자신 없어 62.2%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자동차산업이 빠르게 미래자동차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부품업체 10곳 중 3곳 정도만 미래자동차 흐름에 대응을 잘하고 있었다. 소유한 기술력이 높다고 판단한 곳은 37.8%에 그쳤다.

자동차산업 격변기에 상당수 국내 부품업체의 미래가 불투명한 셈이다. 부품업체들은 필요한 대책으로 사업다각화, 자금지원, 산학연 등 연구개발 지원 등을 꼽았다. 내일신문이 지난해 12월 부품업체 74개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설문조사 결과 10년 후(2030년) 가장 많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에 대한 질문에 부품업체 67.6%(50개사)가 전기차라고 응답했다. 하이브리드차는 16.2%(12개사)로 뒤를 이었다. 내연기관차는 6.8%(5개사)에 그쳤다. 수소차는 4개사가 응답해 5.4%로 가장 낮았다.

내연기관차의 신규판매가 50% 이하로 떨어지는 시점에 대해서는 6~10년을 가장 많이(44.6%) 꼽았다. 11~15년이 23.0%로 뒤를 이었다. 16~20년 10.8%, 5년 이내 12.2%, 20년 이후 0.9%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당수 부품업체들은 자동차산업 대전환기 준비에 미흡했다.

미래자동차 확대 흐름에 대해 부품업체 33.8%는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못하고 있다는 39.2%로 잘하고 있다 보다 높았다. 보통은 27.0%였다.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이유는 투자여력 부족(75.9%)과 핵심인력 부재(20.7%)가 압도적이었다. 대응정도가 보통이라고 답한 업체들의 준비 못한 이유도 동일했다.

부품업체 기술력도 높여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자신이 소유한 미래차 기술경쟁력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업체는 37.8%였다. 보통이 40.5%, 낮다는 21.7%로 조사됐다. 10곳 중 6곳 이상이 미래차 기술경쟁력에 자신이 없는 셈이다.

부품업체들은 미래차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중복 응답)으로 사업다각화(33.8%)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자급지원(21.6%) 산학연 등 연구개발 지원(20.3%) 거래업체 다변화(14.9%) 합리적 납품가격 보장(10.8%) 인수합병(M&A) 합작법인 설립 등 지배구조 개편(6.6%) 전문이력 양성 지원(5.4%) 순이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인 부품업체들은 자동차산업의 변화 방향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대응력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응답 결과에서 업체들의 주관적 요소를 배제한다면 더 부정적 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품업체들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부분(83.8%) 생산하는 주력 제품이 미래차에 적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적용할 수 없다는 12.2%에 불과했다. 미래차로의 변화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50.0%)이고, 영향이 없는(10.8%) 것으로 나타났다.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인 경우는 37.8%에 그쳤다.

위평량 서울시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장은 “조사대상이 기술혁신이나 벤처 인증을 받은 혁신형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품업체 전반 상황은 조사결과보다 상황은 안좋을 것”이라며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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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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