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역내운임 차이

수요↓, 공급↑ 계속

부산발 K-컨테이너운임지수는 계속 내렸지만 상하이발 컨테이너운임지수는 4주만에 반등했다. 아시아역내 항로 운임지수에서 차이가 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3일 발표한 K-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30포인트 하락한 1231을 기록했다. 4주 연속 하락이다. 하지만 3일 앞서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9.31포인트 오른 953.60을 기록했다. 4주만에 반등했다.

차이는 아시아역내 항로에서 갈렸다. K-컨테이너지수에서 중국 일본 동남아로 연결한 아시아역내 항로는 각각 30, 68, 7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상하이지수에서 동남아항로는 4포인트 올랐다. K-컨테이너지수는 상하이지수보다 동남아항로 비중이 크다.

하지만 K-컨테이너지수와 상하이지수가 탈동조화현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부산발이든 상하이발이든 세계 주요 컨테이너항로를 모두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개 지수 모두 북미항로 운임은 오르고, 유럽운임은 내렸다.

세계컨테이너운임시장의 기본 구도는 줄어드는 물동량(수요), 늘어나는 선복량(공급)이다. 로이드리스트는 지난달 27일 글로벌 컨테이너 선대가 2025년 3000만TEU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6m 길이 컨테이너 3000만개를 실을 수 있는 선박규모다.

2017년 2000만TEU에 도달한 글로벌 컨테이너선복량이 8년만에 50%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들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발주한 신조 물량은 속속 항로에 투입되고 있다. 올해는 200만TEU, 내년에는 250만TEU가 신규 투입될 예정이고, 2025년에도 190만TEU가 추가될 예정이다.

클락슨은 새롭게 운항할 선박이 대형 선박 중심일 것으로 예측했다. 1만7000TEU 이상 선박은 2020년 대비 80% 늘어나고 1만2000~1만7000TEU급 선박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3000~6000TEU급 선박은 2% 줄어들고 3000TEU급 미만 선박도 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는 선사들이 공급량을 조정하면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알파라이너를 인용해 지난달 아시아~북미 항로에 투입된 선대가 514척(490만TEU)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4척(560만TEU)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북미 항로에 대한 수요 감소와 운임 하락을 고려해 선사들이 공급을 조절했다는 것이다.

해진공은 3일 발표한 주간시장보고서에서 북미항로 운임이 잠시 반등했지만 신조 대형선이 계속 투입되고 있어 공급 압박에 따른 운임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2만4000TEU급 4척, 1만3000TEU급 6척이 새롭게 투입됐고, 7~8월에도 초대형선 인도는 이어질 예정이다. 컨테이너선 운항 정시성도 5월 66.8%로 1년 전보다 30.3%포인트, 한달 전에 비해 2.7%포인트 개선됐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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