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와 힘모아 정권교체"

인수위원장·초대총리 거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9 대선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윤석열정권의 주역이 될 것이란 기대다. 안 대표가 윤석열정권의 주역을 거쳐 2027년 네번째 대선 도전에 나설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10일 새벽 "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들었고, 마침내 윤석열 후보와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이루었다"고 자평한 뒤 "윤 당선자와 힘을 모아 공정과 상식의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와 국민통합으로 가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철수 대표와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2011년 서울시장 도전을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한 뒤 2012년 대선으로 직행했던 안 대표는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다시 기회를 양보하면서 '철수 정치'라는 비아냥을 감내해야 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제3당(국민의당)으로 도전해 38석이란 '기적'을 일군 안 대표는 2017년 대선에서 3위에 머물면서 다시한번 좌절해야했다. 2022년 대선에 세번째 도전장을 내민 안 대표는 선거 막판에 다시 윤 당선인에게 후보를 양보하면서 정권교체에 힘을 실었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후보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인수위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선 두 사람이 약속했던 정권교체는 이뤄낸만큼 다음 약속인 공동정부 구성도 순항할 것이란 기대다. 윤 당선인측 인사는 10일 "윤 당선인은 본인의 부족한 경험과 인맥 때문에라도 안 대표와의 공동정부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본다"며 "안 대표와 안 대표쪽 인사들에게 인수위와 내각에 상당한 지분을 배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 대표는 지난 3일 단일화 선언 직후 "제가 의원으로 입법활동을 했지만 그걸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내각에서 일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 주변에서는 공동정부 취지를 살리기 위해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거쳐 초대총리를 맡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둔다. 양쪽이 쏟아냈던 정책들을 정권출범 전에 조율하기 위해 인수위원장을 맡고 조율된 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논리다. 두 사람은 단일화 선언문에서 국민통합정부라는 정치개혁과제를 던진 바 있다. 안 대표가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꼽힌다.

안 대표가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안 대표가 2027년 대선에 네번째 도전을 하기 위해선 당내에 우호세력을 만드는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5년이나 남은 대선 도전을 위해 험로가 예상되는 소수여당 대표직을 맡을지는 의문이다. 행정경험을 위한 경기도지사 출마설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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