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개입 의혹 해소 필요

김건희씨 조사 가능성 주목

대선이 마무리되면서 그간 주춤했던 중요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대선 직전까지 논란됐던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에 대한 윗선 수사와 관련해 이재명 대선후보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씨 검찰 소환 여부가 주목된다.

대장동 의혹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대장동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 검사)은 사건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4호 실소유주인 남 욱 변호사 등을 구속 기소한 상태다. 그러나 화천대유 등에 대한 특혜 관련 이재명 대선후보 등 윗선 개입 의혹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나 권순일 전 대법관과 관련된 로비 의혹 등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 측은 대장동 사건의 몸통이 이 후보라고 줄곧 주장해 왔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김씨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과 종종 접촉했고 그와 나눈 진술이 이재명 당시 도지사에게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실장은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대장동 민관 합동 개발 사업 진행 당시 성남시의 각종 중요 결정과 관련해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수사팀은 정 전 부실장을 한 차례 불러 조사한 상태다. 수사팀은 천화동인5호 실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제공한 녹취록과 대장동 사건 관련자들 진술을 토대로 이 후보의 개입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정 회계사 녹취록의 '그분'을 이 후보로 특정하기 어렵고, 이 후보의 뚜렷한 혐의점을 아직은 찾지 못해 이 후보에 대한 소환 조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10일 이 후보에 대한 소환조사 가능성과 시기를 묻자 "수사 중인 사항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뉴스타파가 지난 6일 지난해 9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김씨가 1시간 넘게 대화한 음성파일을 공개했는데, 김씨는 해당 대화에서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라고 했다면서 "박 모 주임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하더니 보내 주더래. 그래서 그 사건이 없어졌어" "통했지, 그냥 봐줬지"라고 말했다. 해당 파일이 공개되면서 윤 당선인이 대장동 사건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일었다. 이를 근거로 대선 토론에서 이 후보가 윤 당선인을 공격하며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윤 당선인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돼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김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국민적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못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3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5명을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4명을 불구속 기소, 5명을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전주' 역할을 한 의혹을 받아온 김건희씨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검찰은 "국민적 의혹이 있는 주요 인물 등의 본건 가담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진행 중"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김씨는 2020년 2~5월 주가조작 선수에게 자신이 보유한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10억원이 든 신한은행 계좌를 넘겨 주가조작에 동원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을 받아왔다. 지난 1일 MBC는 김씨 모친이자 윤 당선인 장모 최은순씨와 도이치모터스 임원 A씨 공모 정황이 검찰 공소장 범죄일람표에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김씨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 가능성을 묻자 중앙지검 관계자는 "향후 수사일정을 미리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선이 끝났지만 이 부호와 윤 당선인에 대한 각종 선거법 위반 고발사건도 검찰과 경찰이 진행할 예정이다. 중앙지검의 경우 일부 고발 사건은 직접 수사를 진행하고 나머지 사건은 경찰에 이송할 방침이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고발 사건에 대해 일일이 통계를 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성열 기자/변호사 son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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