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주기론' 깨고 5년 만에 정권교체 … 공정·상식 열망 '0선신인' 선택

지역·세대·남녀 대립, 역대 최소격차 … 윤 당선인 '국민 통합 최우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년 주기 정권교체론'을 깨고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정치신인인 '0선' 윤 당선인의 기적 같은 승리의 요인으로는 높은 정권심판 여론과 공정과 상식이란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꼽힌다. 다만 전 국민이 지역과 세대, 남녀로 분열되는 와중에 역대 최소격차로 당선된 만큼 윤 당선인에게는 '국민 통합'이라는 무거운 숙제가 주어졌다는 평가다.
국립서울현충원 참배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진보와 보수가 10년 주기로 정권을 주고받았던 '10년 주기론'을 깨고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촛불의 힘으로 등장한 문재인정권은 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에서 연승하면서 '20년 집권론'까지 입에 올렸지만, 문재인정권 후반 들어 50%대를 웃돌았던 정권심판론에 무너졌다.

대선 직전까지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정권심판' 응답은 '정권유지'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문재인정권 후반에 벌어진 '조국 사태'와 '부동산 폭등'에 분노한 여론이 윤 당선인에게 '묻지마 지지'를 보낸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장수 박사는 "철 지난 이념에 매달리고 자기들만 옳다고 주장하는 내로남불·독선·위선의 문재인정권 586세력에 대한 정치적 탄핵의 의미가 담긴 대선이었다"고 진단했다.

새 정치에 대한 열망도 윤 당선인에게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유권자들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여야 기성정치인들이 무능함을 보여왔기 때문에 새 정치를 열망해왔고, 그 열망을 새 정치를 상징하는 '0선 신인' 윤석열 지지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승리는 '간발의 차'로 이뤄졌다. 역대 대선 최소격차다. 2위 이재명 후보와 불과 25만표(0.73%) 차이가 날 뿐이었다. 대선 기간 내내 미래 비전보다는 편가르기로 일관했던 여야 때문에 이번 대선은 역대 최악의 '갈등 선거'로 남게 됐다.

유권자들은 지역과 세대, 남녀로 완벽하게 갈라졌다. 대구·경북에서는 윤 당선인이, 호남에서는 이 후보가 몰표를 받았다. 방송 3사(KBS MBC SBS) 출구조사를 보면 60대 이상은 윤 당선인을, 40·50대는 이 후보를 많이 지지했다. 20대 남성은 윤 당선인에게, 20대 여성은 이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 대한민국 유권자가 여러 개의 전선으로 나뉘고 또 나뉜 셈이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에게는 협치와 통합이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요구된다는 진단이다. 엄 소장은 "대선 결과는 국민에 의해서 (여야에) 협치가 강제된 것"이라며 "(윤 당선인은) 거대야당을 파트너로 두고 있기 때문에 협치를 안하면 국정운영이 불가능할 것이고, 민주당은 협치를 거부하면 (다음 선거에서) 또 심판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10일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지역, 진영, 계층 이런 것을 따질 것 없이 대한민국 국민은 어디에 계시든지 똑같은 이 나라 국민이고 모두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며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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