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예측시스템· V2G·출력제한 등 활용

세계 주요국들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완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14일 에너지경제연구원·한국전력 경영연구원·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주요국들은 △재생에너지 예측시스템 구축 △실시간 시장 정산주기 단축 △출력제한 △주변국과 연계 △밸런싱(Balancing) 의무 부여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불확실한 발전량을 보완하고 있다.

◆미국, 유연성 에너지 의무 확보 = 미국은 2021년 3월 저탄소·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청정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노후 전력망 현대화사업(약 1000억 달러), 전력망 연결 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에너지부 내 전력망보급청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는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는 유연성 자원을 의무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유연 응동 상품'(Flexible ramping product)을 도입했다. 계통운영자는 발전회사에 기동정지에 관한 의무입찰을 실시하고, 급전계획에 반영하며, 그에 따른 기회비용을 사업자에게 보상하는 제도다.

미국 캘리포니아 계통운영기관인 CAISO는 태양광발전량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전력수급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적인 응동(주파수 변화에 따른 동작) 용량을 확보하려고 이 제도를 마련했다.

일반적으로 일출시간부터 일몰시간까지는 태양광발전이 증가하므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석탄발전·가스발전 등 다른 발전기는 최소출력을 유지하거나 정지해야 한다. 특히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전력수요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공급이 전력수요를 초과할 수 있다.

일몰 후에는 태양광발전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전력수급을 맞추려면 낮시간에 정지했던 발전기를 가동해야 한다. 이 경우 정지 후 다시 가동하는데 소요시간이 짧은 가스발전기를 유연성 에너지로 활용한다.

◆독일, 인근 8개국과 전력망 연계 = 독일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완화를 위해 △인접국과 전력망 연계 확대 △신재생 예측시스템 향상 △계통연계기준(그리드 코드, Grid Code) 개선 △당일시장 급전주기 단축 △보조서비스 참여조건 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망 연계는 스웨덴 덴마크 체코 폴란드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 8개국들과 상호 전력을 판매하거나 구입한다.

신재생 예측시스템은 날씨예보 시스템을 활용해 풍력발전 출력예측을 시행하고 있다. 기상정보와 과거 풍력발전 출력데이터를 입력한 후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통해 하루 전(24시간~72시간 후) 및 실시간(15분전~8시간 후) 예측을 한다. 예측오차는 당초 10%대에서 4%대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일시장의 급전주기를 1시간에서 15분으로 단축, 시장에 반영되는 재생에너지 불확실성을 감소시켰다. ESS·전력수요관리(DR) 등 보조서비스를 활용해 전력수급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독일은 이 외에도 에너지 케이블 구축법(EnALG, 2009년)과 전력망구축촉진법(NABEG, 2019년) 제정을 통해 송전망 건설 지원방안을 입법화했다.

◆덴마크, 열병합발전과 연계 = 덴마크는 열병합발전(CHP)과 신재생에너지 연계 발전으로 풍력발전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 풍력발전의 출력이 부족할 경우 CHP로 전기를 공급하고, 풍력발전 출력이 과다할 경우 보일러 및 열저장소를 활용해 잉여전기를 열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지역난방사업자는 밸런싱(Balancing) 시장에 참여한다. 밸런싱 시장은 전력공급이 필요할 경우 입찰에서 결정된 가격으로 판매자에게 보상하고, 공급이 넘칠 경우 운영비 감소분을 참가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인접국가와 전력망을 연계해 재생에너지의 불규칙하고 불확실한 발전량 문제를 완화시키고 있다.

전력제어센터는 발전량 예측과 실적간 오차를 실시간 계산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 예측결과는 5분마다 갱신되며, 통합시스템을 통해 전력계통을 운영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V2G(Vehicle-to-grid)다. V2G는 전기자동차를 전력망과 연결(ESS로 활용)해 주행 후 배터리의 남은 전력을 다른 곳에 공급하는 기술이다. 첨두부하 또는 바람세기가 약해지는 시간에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를 전력망으로 역전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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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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