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사관학교·교육특화지역 구상

주민·공무원에 큰형·삼촌같은 구청장

"결혼하면서 둥지를 틀었는데 아이들 키우면서 그대로 정착해 40년 넘게 살았어요. 서민 주거지가 많고 아직 시골 정서가 남아있어요. 반면 '아직도 구로에 사느냐'는 얘기를 듣습니다."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사진)은 "어려운 사람이 많은, 공장지대로만 인식돼있다"며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릴 정도로 낡은 주택과 골목, 장기간 방치된 미개발지로 인해 단절된 동네에 대한 주민들 인식은 같다. 문 구청장은 "문화와 교육 부문에서도 뒤떨어져 있다"며 "살고 싶은 도시가 아니라 떠나고 싶은 이미지가 강하다"고 진단했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기업가 출신으로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부원장, 새누리당 구로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사진 구로구 제공


12일 구로구에 따르면 민선 8기에는 주거환경을 바꾸고 공부하기 좋은 도시, 문화예술 향기가 가득한 도시를 목표로 한다. 무엇보다 '구로공단'에서 국가산업단지로 탈바꿈한 구로디지털밸리(G밸리)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첨단산업 중심지로 변화시켜 '오고 싶은 도시'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1970~1980년대 한강의 기적을 견인했던 지밸리의 역사에 더해 첨단 기업이 몰린 지식산업센터로 변모한 이후 '차고 넘칠 정도'인 고급인력이 주요 자원이다. 그가 이끌던 회사만 해도 400여명 직원 전체가 대졸 이상 학력을 갖췄고 상당수는 기술사 석·박사 등이다.

구로구는 지밸리와 연계해 4차산업형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설립하고 교육 취업 창업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청년교육특화지역을 조성한다. 동양미래대 숭실대 등 서울 서남권에 위치한 대학과 협력해 산학 연구개발 거점을 육성하는 등 미래 경제를 이끌 첨단산업도시 기틀을 다진다.

문헌일 구청장은 "대학 창업센터와 연계해 원스톱 창업거점을 조성하고 정부·서울시 계획과 연동,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국제경쟁력을 갖춘 혁신 축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년 일자리센터도 추가로 마련, 주민들이 혜택을 받고 재취업 활동을 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그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도시 이미지를 바꿔줄 4차 산업혁명 선도 도시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며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까지 동시에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재개발·재건축사업추진지원단을 통한 신속한 주거환경 개선과 차량기지 이전 등 외형적인 변화와 함께 남녀노소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대책을 구상 중이다. 학습지원센터와 사물인터넷전문과학관 등 교육 기반시설 확충과 산후조리원 이용비 지원, 온종일 돌봄서비스 확대 등이다. 문 구청장은 "따뜻한 동행, 변화하는 구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특히 어려운 주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주민과 직원들에게는 큰형님이나 삼촌같은 구청장을 지향한다. 기업을 이끌 때도 사내에 스크린 골프장까지 운영하며 직원들 복지를 챙겼듯 구에서도 생일을 맞은 직원에 장미와 떡케이크를 선물하는 등 소통을 강화할 방법을 구상 중이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은 "강한 추진력과 유연한 사고, 많은 직원들을 조화롭게 이끌었던 통솔력은 주민들 바람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지역 이미지를 쇄신하고 발전과 변화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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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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