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개발에서 행복으로

신정호 아트밸리 추진

"읍면동을 돌며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참여제한을 하지 않아 수백명의 주민이 가는 곳마다 몰렸습니다."

26일 충남 아산시청에서 만난 박경귀 아산시장(사진)은 인터뷰 내내 '주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 이후 17개 읍면동을 돌며 주민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들어온 건의사항만 518개다. 간담회는 짜여진 각본도, 참여제한도 없었다. 장소는 관공서가 아니라 대학 기업 교회 등 해당 지역에서 가장 큰 공간을 택했다.

이 같은 소통을 제도화하겠다는 게 박 시장의 결심이다. 시정과제를 '100+1'로 정하고 100개와 같은 무게로 나머지 '1'을 '365일 시장과의 소통강화'로 했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로 '만남의 날'을 정해 주민 의견을 듣고 대화내용은 모두 공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박 시장이 '아산시 참여자치위원회' 추진을 제1호 결재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방자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주민자치"라며 "공무원 전문가 활동가만의 위원회가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산시 참여자치위원회는 교통 도시개발 등 12개 분야로 나눠 주요 현안과 정책을 결정하게 된다. 박 시장은 위원 가운데 30%를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충남 아산시는 비수도권에서 가장 급격히 공업화된 도시다. 이 같은 도시변화는 이제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박경귀 시장은 취임 이후 시정 미션을 '시민 모두를 행복하게 하자'로 제안했다. 비전은 '참여자치로 구현하는 행복도시 아산'으로 내세웠다. 그동안 '개발'을 전면에 내세웠던 이전 시정과는 확연히 다른 목표다. 시정목표도 가장 앞에 '문화도시'와 '자연생태 관광도시'가 있다.

박경귀 시장은 대표적인 사업으로 '신정호 아트밸리'를 소개했다. 신정호는 아산시 대표 호수로 주변엔 50여개의 카페·레스토랑 등이 위치해 있다. 박 시장은 "카페·레스토랑 등 건물이 하나하나 독특한 건축미와 공간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곳을 미술전시를 위한 갤러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곳 난개발을 막기 위해 경관계획 수립을 나설 예정이다. 향후 이곳을 지방공원·국가정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국제비엔날레 개최도 목표다.

그렇다고 박 시장이 개발을 뒷전으로 미뤄둔 것은 아니다. 박 시장은 아산시 장기적 과제로 '아산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와 충남도 사이 아산만엔 당진·평택항이 있다. 하지만 정작 아산만 꼭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산엔 항구가 없다.

박경귀 시장은 "당진·평택항이 물동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는 2040∼2050년엔 법률상으로만 항만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아산에 항구를 건설해야 한다"며 "2024년 국가항만계획에 '아산항'이라는 대안을 넣는 게 목표로 내년엔 아산 천안 청주 세종 등의 물동량 추계를 연구용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연재기사]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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