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녹지+주거 '미래도시' 실험 계획

권역별 건강돌봄체계로 건강격차 해소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아시죠? 고급 상점가가 즐비한 중심 거리인데 고층·초고층 건물이 눈에 보이지 않아요. 7층 정도 건물인데 3층까지는 상가, 위층은 주거지예요. 주상복합이죠."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이 언급한 샹젤리제는 나폴레옹 3세 시기부터 프랑스와 파리를 대표하는 중심 거리다. 그는 "그곳에서 사람들이 차를 타고 관광하지 않는다"며 "시민도 관광객도 걷기 때문에 상가가 함께 산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이 '창신 미래도시'를 필두로 그리고 있는 종로 중심가 모습이기도 하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17대와 19대 국회의원, 대통령실 통일비서관, 국민의힘 종로구 당협위원장을 역임했다. 사진 종로구 제공


30일 종로구에 따르면 민선 8기에는 산업과 녹지 주거가 어우러진 미래도시 모형을 만든다.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생활 기반시설 개선이 시급한 창신동부터 시작한다. 정문헌 구청장은 "6개로 분할돼 지지부진했던 10만여㎡를 하나의 구역처럼 개발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주민들 의견이 모아지면 강남을 넘어서는 미래도시로 바뀐다"고 자신했다.

의류 보석 신발 완구 등 지역 특화산업을 한데 모으고 상품 진열·전시장을 갖춘 주상복합단지는 종로를 대표하는 상권이 될 전망이다. 대규모 공간이 한꺼번에 개발되는 만큼 주민과 방문객 휴식을 위한 충분한 녹지를 확보할 수 있다. 주거지는 탄소중립 등 미래 가치와 코로나19 이후 일상화된 재택근무 등 새로운 생활방식을 접목한다. 그는 "종로와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2~3년 안에 방향성이 나오면 기존에 형성된 주거지는 아니라도 주변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민들도 하늘 높이만 솟는 초고층 빌딩이나 난개발을 원치 않는다. 산자락이나 궁궐·문화재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스카이라인이 어우러져야 오히려 재산가치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세운지구 등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초고층 건물군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관용차로 먼저 도입한 친환경 공유차량이 자리잡으면 주차문제도 한층 수월해진다. 구는 현재 공유차량을 업무시간에는 공무원이, 휴일 등에는 주민이 사용하는 방식을 시험 중이다. 정 구청장은 "전기자전거까지 확대하면 종로 중심거리에 청년인구도 유인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서울시 문화재 가운데 70%가 몰려있는데다 박물관 미술관이 즐비한 지역 자체가 자산이다. 청와대가 개방되고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추가됐는가 하면 창경궁과 종묘가 90년만에 연결됐다. 그는 "구에 권한이 주어지면 청와대를 대통령기념관으로 탈바꿈시키고 경복궁 북악산 창경궁 탑골공원 등과 연계해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다"며 "전통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 문화도시로서 세계의 본(本)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종로구만의 특화된 건강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동별 특성과 주민들 건강통계를 고려해 지역을 5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주민주도 맞춤형 건강돌봄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보건소에서 치매나 대사증후군 등 질병 중심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라 권역단위로 보건사업 인력을 배치, 건강격차를 해소할 방침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정책이 힘을 받으려면 주민들 이해와 신뢰·공감이 중요한 만큼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행정에 대한 주민들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연재기사]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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