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3연속 자이언트스텝, 올 1.25%p 더 올릴듯

정부 "불확실성 커졌지만, 과도한 불안 필요 없어"

미국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며 기준금리를 3.00∼3.25%로 올렸다. 2008년 이후 최고치다. 미국 금리가 한국의 2.50%보다 높아지며 한 달 만에 한미금리는 재역전됐다. 한국 경제에 자본 유출 등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3년 6개월 만에 1400선이 뚫렸다.

22일 오전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398.0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개장 직후 1400원을 넘어서며 9시 13분 현재 1404.2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국내 증시도 1% 넘게 하락하며 장을 출발했다. 더 강력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경로에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달러화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112 수준까지 상승해 전고점이었던 2002년 당시 120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전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0.75%p 올렸다. 이로써 미국 기준 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0.75%p 인상은 예상에 부합한 결과였다. 하지만 점도표가 예상보다 크게 상향됐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목표는 연말에 4.4%에 이르고 내년에는 4.6%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연준 위원들은 물가가 여전히 높고, 물가 둔화를 위해 보다 강력한 긴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근거로 앞으로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당 기간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는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물가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통화긴축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 "당초 시장의 예상 수준을 뛰어넘은 수준이지만,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현재 우리나라 대외건전성 지표들이 과거 금융 위기 등에 비해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원팀 정신'으로 상시 긴밀한 정책 공조를 바탕으로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 등이 고물가 대응을 위해 고강도 통화 긴축을 가속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악화 우려도 한층 커지면서 높은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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