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농업·관광 육성

고령층 복지정책 강화

"주민이 더 행복하고 100년 후에도 생존하는 곡성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상철(사진) 전남 곡성군수는 23일 내일신문과 인터뷰에서 "민선 8기 목표를 거창한 개발사업 대신 '주민 행복'으로 선택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주변에선 성과가 바로 나오는 개발사업을 숱하게 권했다. 또 행복이 듣기에는 솔깃하지만 주민마다 행복의 조건이 달라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한사코 반대했다. 하지만 이 군수는 무모하게도 행복을 선택했다.

선거 때 수많은 주민들을 만났던 이 군수는 우선 행복의 조건을 단순화했다. "생계 이외에 자신이 원하는 것에 투자할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고,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하면 행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민선 8기 정책을 분야별로 구체화했다.

우선 경제 분야 정책을 일자리와 농업, 생태관광 활성화로 세분화했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광주에서 가장 가까운 옥과면에 농공단지 2개를 만들 계획이다. 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곡성 출신이 지역에 취업하면 300만원을 지원하고, 청년 정착지원금도 도입할 예정이다.

농업의 질적 도약을 위해 해마다 예산 1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 833억원인 예산을 1000억원으로 늘려 스마트 팜 등 미래 농업에 집중 투자한다. 또 청년들이 생산에서부터 저장, 유통 교육 및 실습을 받을 수 있도록 청년 창업농 기숙사를 신축하고, 청년 후계농에게 월 최대 100만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비교 우위에 있는 생태관광 활성화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곡성은 그동안 섬진강과 폐선 등을 활용한 섬진강 기차마을을 조성해 생태 관광지로 성장했다. 이 군수는 "가장 곡성다운 콘텐츠가 여행객의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서 "곡성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생태관광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상에 따라 8만㎡ 규모 경관단지를 조성하고, 꽃과 동화가 어우러진 예술벨트를 만들 계획이다. 이 군수는 "지난해 신생아가 41명인데 반해 390명이 돌아가셨다"면서 "기업 유치와 청년 창업, 생태 관광 등을 통해서 지속가능한 곡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복지정책도 한층 강화한다. 곡성 인구는 지난 9월 기준 2만7158명이다. 이 중 38%가 65세 이상 노령 인구이다. 노령 인구 중 치매 환자가 1450명에 이른다.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있으면 경제 활동 등 모든 활동이 제약받기 때문에 치매 환자를 집중 관리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이동이 불편한 노령 인구를 위해 지역 택시 업체와 연계해 '치매기억택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곡성은 지난 2002년부터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교육에 많은 투자를 했다. 이 같은 투자로 폐교 위기에 몰렸던 오산초등학교가 농촌 유학을 통해 현재도 운영 중이다. 이 군수는 올해 소멸대응기금으로 확보한 168억원을 투입해 농촌 유학 등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연재기사]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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