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배치로 해결됐을 문제 아냐"

"10만 이상 모였는데 경찰 200명?"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우려할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며 경찰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사고 하루 전인 29일 이태원역에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30%가량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조사가 나온 상황에서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 책임자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상민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합동 브리핑에서 '당일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는 질문에 "코로나19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예년과 비교해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전날 광화문 등에서 발생한 시위로 이태원에 경찰 인력을 더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어제(29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 경비병력이 분산됐던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7일 이태원관광특구 일대에서 치안활동을 강화한다면서 사흘간 200명 가량을 이태원 일대에 배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장관의 발언과 달리 지난 29일 이태원역에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30%가량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1차 조사가 나왔다. 대부분 전문가들도 이번 핼러윈은 야외 마스크 의무착용이 해제된 이후 첫 행사라서 예년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SNS와 커뮤니티에는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한 비판글이 쇄도하고 있다. 시민 김창근씨는 페이스북에 "고작 1만5000명 규모의 시위대에는 경찰 6500명, 핼러윈 행사 10만명에는 성폭력 마약단속 명목의 경찰 고작 200명, 이게 말이 되나"며 "비겁하게 시위대 탓 그만하라"고 썼다. 김영희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는 "앞선 100만 불꽃축제, 이태원지구촌축제 때는 사고가 없었는데 경찰 지자체 등이 차량진입 통제하고 사람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마련했다"며 "'노 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예상됐는데 주최자가 없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통제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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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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