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림여고 2학년 학생들이 선택한 품목은 포도였다. 우리 국민이 늘 즐겨 먹는 과일이지만 얼마나 수입되는지, 국내에서는 어떻게 생샌되는지 알지 못했던 탓에 이를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왼쪽부터 미림여고 강예원 김윤수 김하원 김도연 류수빈 학생. 사진 서울 미림여고 제공


미림여고 학생들의 '칠레산 포도 수입과 그에 따른 국내 영향'을 주제로 한 탐구보고서는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열심히 준비하긴 했지만 1등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강예원 학생은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는 남의 얘기 같았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에서 제일 잘한 팀이 대표로 나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중간 정도만 하자고 생각했어요. 열심히 했지만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학교 대표로 뽑히니까 책임감이 생겨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생들은 FTA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나라와 처음 FTA를 체결한 칠레의 포도 품목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포도 수입이 늘면 우리나라 포도 생산량은 줄 것이라 가정하고 이 사실을 통계 분석으로 확인했다.

또한 일반 포도 생산량은 감소하는 반면 비닐하우스, 유리 온실, 플라스틱 터널 등의 시설에서 키운 시설 포도 생산량은 증가하는 점에 주목했다. 나아가 품질 좋은 포도 생산과 개량이 우리나라 포도농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통계 분석을 담당한 류수빈 학생은 "수업 시간에 배운 생산량 추이 그래프, 회귀분석 결과와 도수분포표를 보고서에 충실하게 담으려 했다"며 "일반 포도와 시설 포도를 따로 구분해 살펴보고 시설재배 포도의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 차별성이 있었던 것 같다"고 나름의 수상 비결을 전했다.

탐구를 마치며 아쉬운 점도 있다. 통계 분석 실습수업이 끝나고 보고서 작성까지 시간이 부족해 2020년 전후 포도산업 동향을 깊게 분석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생들은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발표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이 지적한 월별, 시기별 포도 수입량에 따른 국내 포도 생산량 비교, 칠레뿐 아니라 미국과 페루, 호주 FTA 체결 이후 달라진 양상도 연구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조진경 리포터 jinjing87@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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