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적립금 3개월 만에 4% 증가 … 비중 22.7%

장기투자 감안해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자금이동

올해 1분기 말 퇴직연금 총 적립금 규모는 338조원을 넘어섰다. 노후소득 보장제도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한 퇴직연금은 오는 7월 의무화되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를 통해 올해 말 400조원 시대를 열고 2027년 말엔 557조원, 2032년 말에는 86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관련 서비스를 늘리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디폴트옵션 의무화로 퇴직연금 또한 장기투자라는 개념이 강해지면서 증권사 실적배당형 상품 등으로 자금이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은행·보험 비중 감소 = 26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338조366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업권별 적립금 현황을 살펴보면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174조9013억원으로 지난해 말 170조8255억원보다 4조758억원(2.4%) 증가했다.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76조8838억원으로 작년 말 73조8467억원보다 3조371억원(4.1%) 늘었다. 반면 보험사로 적립된 퇴직연금은 86조5809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709억원 감소했다.

업권별 시장점유율은 은행이 51.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보험이 25.6%, 증권 22.7% 순이다.

증권업권의 시장점유율은 2018년 19%, 2020년 20%, 2021년 21%, 2022년 22%를 넘어서며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 은행업권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현재 보험업권을 위협하는 정도로 증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엔 높은 수익률을 앞세운 증권사의 시장점유율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은행과 보험사의 점유율은 줄고 있다. 보험의 경우 비중은 3개월 만에 2.6%p 줄었다.

유형별 적립금을 보면 확정급여형(DB)은 189조34억원으로 55.9%의 비중을 차지했다. 확정기여형(DC)형은 85조1116억원으로 25.2%로 비중이다. 개인IRP는 64조2510억원으로 19%를 차지했다.

증권사들의 경우 IRP 비중이 높았다. DB형은 41조25억원으로 53.3% 비중, DC형은 17조4523억원으로 22.7%, 개인IRP는 18조4290억원으로 24.0%의 비중을 차지했다.

◆수익률 개인IRP>DC형>DB형 순 = 퇴직연금 유형별 퇴직연금 수익률은 개인IRP가 가장 높았고 DC형에 이어 DB형 순으로 나타났다.

업권별로는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은행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타 업권과 비교하면 높은 이유는 은행,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상품은 예금·펀드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가 제한되지만 증권사는 연계파생결합사채(ELB)·상장지수펀드(ETF)·주식형 펀드·채권·리츠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분기 말 기준 14개 증권사의 확정급여(DB)형 원리금 보장 상품 평균 수익률은 2.75%로 나타났다. 이 중 수익률이 높은 곳은 KB증권(3.18%), 신영증권(3.06%), 대신증권(3.04%) 순이다. 확정기여(DC)형 원리금 보장 상품의 경우 평균 수익률이 2.89%였다. 한화투자증권(3.57%)이 가장 높았고 KB증권(3.14%),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3.11%이 뒤를 이었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의 평균 수익률은 2.97%로 집계됐다.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는 한국포스증권(3.62%), 한국투자증권(3.55%), 한화투자증권(3.3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1분기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평균 수익률은 확정급여형(DB)가 2.43%, 확정기여형(DC)이 2.45%, 개인형 IRP가 2.24%에 머물렀다.

증권 상위 5개사(미래에셋·NH·한국투자·삼성·KB증권)의 평균 수익률은 DB형이 2.78%, DC형 2.92%, 개인형 IPR이 2.84%로 0.5%p 정도 높다. 특히 점차 운용 실적이 중요해지면서 ETF, 펀드 등 실적배당형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물론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할 땐 수익률이 마이너스지만 시장이 개선되면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 상품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의 경우 장기투자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100세시대로 노후소득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퇴직연금도 장기투자로 생각해 실적배당형 상품에 길게 운용하는 것이 좋아 증권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지정 의무화 " 연재기사]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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