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강사양성, 유학생도 대상

“마약류 사범이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젊은층에 번지는 마약을 예방하는데 대학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교우회관에서 만난 박상규 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예방센터(DAPCOC) 사무총장은 대학생 대상 마약예방 활동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고려대학교회 목사이기도 한 그가 마약예방에 나선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교내 곳곳에 ‘도파민 파티한다’는 광고 전단이 붙었다. 심각성을 직감한 그는 전문가들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

고려대 로스쿨의 한 교수는 “심각한 문제”라며 “단호하고 민첩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시 국립법무병원에서 만난 조성남 전 원장도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중독예방센터가 11월 설립됐고 빠르게 성장했다.

박 총장은 조 전 원장을 고문으로 모셨고 현직 교수인 중독 전문가 10여명의 연구개발팀도 꾸렸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때 고려대 유학생 30개국 230명을 모아 마약예방교육과 파티를 병행했다. 올해 1월에는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전국 ROTC 후보생 3000명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했다. 초급 장교 70%가 학군단 장교인데 이들이 군대에 가서 자기 소대원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약예방, 왜 대학에 집중하나

20대에 마약이 퍼지고 있는데 그 길목이 대학이다. 이 길을 잘 통제하고 예방한다면 빠르게 확산하는 것을 늦출 수 있을 거다.

대학에 들어오면 접하는 위험이 술과 클럽이다. 그 문화에 노출되면 판단력이 흐려져 유혹과 제안을 끊기 어려울 수 있다. 이걸 거절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요즘 대학생은 숙제도 많고 스펙도 쌓느라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이를 달래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

●유학생 대상 활동이 많던데

국내 20만명 유학생에 대한 마약예방이 중요하다. 자국 처벌 규정과 우리나라가 다른데 그런 기본 정보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 친구를 사귀려해도 한국 학생들이 너무 바빠 끼워주지 않는다. 클럽문화를 동경하는데 사실 클럽은 마약을 접하는 통로다. 이런 것도 알려줘야 한다.

●어떤 활동에 주력하나

매주 금요일 2시간씩 마약류 중독 예방 교육 모임을 한다. 중독 예방강사 기초과정도 개설해 지난해 2월 29명이 수료했다. 이들이 교육에도 나서고 있다. 중독자였던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전우원씨도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대학축제를 우려하던데

축제 때는 긴장감도 풀리고 음주도 과도하게 하게된다. 이 분위기는 다른 장소로 연장된다. 약물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래서 5월 27일, 29일 중앙대에서 마약예방 부스를 열 예정이다. 고려대에서는 5월 21일 캠페인도 계획하고 있다.

●교육 반응은 어떤가

교육 후에는 ‘감사하다, 실수할 뻔 했다, 생각이 정리됐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 중독자 부모가 우리 아이가 일찍 모임을 알았다면 마약을 안 했을거라 말할 때 이 일이 정말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대학생들은 문화적 수준과 기호가 다양하다. 마음을 열 수 있는 세밀한 교육 콘텐츠를 갖추고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영상 콘텐츠와 콘서트 등 문화 형태도 활용하고 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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