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발전은 무역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2022년 기준 GDP 대비 무역의존도는 수출 40.9%, 수입 43.7%에 달한다. 중동사태 등 불안한 국제 정세에도 올해 4월 7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며 전년 대비 14% 가까이 증가한 수출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무역통상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경제안보,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디지털 등 우리 기업이 대응해야 할 통상규범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중견기업은 내부 혁신뿐만 아니라 혁신 스타트업과의 개방형 혁신 즉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술 및 시장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협업은 대기업 등 기존 기업에게는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에게는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시장 동반 진출과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술력 비해 해외진출 준비 부족

한편 혁신을 기본 DNA로 탑재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창업과 함께 국내와 해외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기업이 많다. 특히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바이오 친환경 등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창조적으로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고 있는 기술 스타트업들은 회사 설립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열망이 매우 높다.

그러나 지난해 무역협회가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스타트업의 경쟁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력을 7.4점(실리콘밸리 10점 기준)으로 평가한 반면 글로벌 진출 준비도(6.1점)와 비즈니스 모델 차별성(6.4점)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응답자들의 55%는 혁신 기술 경쟁력을 한국스타트업의 강점으로 꼽았으나 기술력에 비해 해외 진출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는 국내 테크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종합 전시회인 넥스트라이즈(6.13~14)는 전시, 비즈니스 밋업, 콘퍼런스 등을 통해 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AI·모빌리티 등 혁신산업 분야 글로벌 대기업과 투자자들과 국내 기술 스타트업과의 1:1 비즈니스 상담에 역점을 두었다. 또한 글로벌 생태계와의 연계를 확대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네트워크를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쿄에서 개최한 ‘한·일 대기업 CVC-스타트업 써밋’은 국내 기술 스타트업 40여개사가 미즈호그룹 소프트뱅크 소니 히다치 등 일본 기업들과 투자와 사업 협력을 논의했으며 국내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일본 대기업의 높은 관심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금년에는 독일, 중동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디딤돌

스타트업은 유니콘 기업이 되기를 꿈꾼다. 정부와 지원기관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지 않는 스타트업에게 유니콘 기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혁신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의 큰 파고를 넘어 미래 무역의 새로운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

이명자 한국무역협회 해외마케팅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