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진로학기제, 교육과정서 진로목표 성취도 향상했다"

22일 초중고 220개교 진로교육 성과보고회 … 수업 변화 주도

올해 초중고를 대상으로 운영한 진로교육이 미래사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과 혜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시범학교들은 학생 스스로 인공지능에 대비하는 능력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특히, 4차산업혁명에 따른 민감한 교육시장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당장 대학입시나 취업률에 목을 매는 조급한 한국교육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게 현장교사들의 증언이다. <편집자 주>

 

마장중학교 학생들이 정다면체와 관련된 진로체험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 교육부 제공

 


22일 서울 더 케이(The-K)호텔에서 ‘2017년 학교 진로교육 성과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진로교육 연구시범학교들은 수많은 성공사례를 쏟아냈다. ‘진로교육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에서는 진로교육 우수 실천사례를 공유했다.

올해 초중고에서 운영한 '진로학기제'는 초 92교, 중 40교, 고 78교 등 220개교에 달한다. 진로중점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 진로설계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초중등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진로교육이 되도록 진로전환기를 중심으로 집중 운영했다.


올해 ‘진로교육 실천사례 연구발표대회’에는 개인분과와 교육과정 운영분과에서 총 769편의 연구 성과물을 출품했다. 이중 엄정한 심사를 거쳐 115편을 입상작으로 선정했다. 울산 굴화초교는 학년별 교과연계 진로수업과 진로심리검사를 반영한 진로동아리를 개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기관들의 장점을 진로체험활동과 접목시켰다. 5~6학년 국어 도덕 사회 미술 창체 시간에 교과 연계 수업 프로그램으로 녹여냈다. 인천 서운중학교는 '학생 주도'로 진로교육 활동을 전개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진로동아리(꿈 원정대)를 꾸려갔다. 자존감 향상을 위한 진로 경연대회, 교과와 연계한 진로탐색과 체험활동을 추진했다. 꿈 원정대 중심으로 꿈 소식지를 만들고, 진로 유시시(UCC)대회, 진로직업 정보제공, 선후배간 진로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인공지능시대를 대비했다.

경기도 장기고등학교는 진로중점 교육과정을 편성했다. 교과연계 진로수업과 소인수 주문형 강좌를 개설했고, 방과후 로봇 기초반을 운영했다. 미술-드로잉, 사회-과제연구, 과학-과제연구, 영화감상과 비평, 생명과학 실험, 체육전공실기 프로그램을 들고 인근학교와 손잡았다. 이런 '교육과정 클러스트'는 주변 학교로 빠르게 확산됐다.

김미현 교사(인청공항초교)는 '더불어 함께 미래를 만든다'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토마토(ToMaTo: Together Make Tomorrow)가 자라는 진로나무(NAMU)'라는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쉽게 진로교육을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교사들은 자기이해, 전문직업인과의 멘토링, 교과연계 진로교육을 통한 진로탐색 및 진로설계 지원에 나섰다.

김세영(서울 마장중학교)교사도 '진로탐색, 수학여행으로 행복한 나만의 꿈 갖기'를 주제로 수학교과를 진로문제와 접목시켰다. 학생들이 거부하는 수학교과 수업을 통해 진로계획서를 작성하고 일반 교과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탄생시킨 것이다.

정영호(대구 월곡초)교사는 '꿈 빛 스펙트럼(Spectrum)' 간판을 걸고 학생들을 찾아 나섰다. '찾아가는 각양각색 미래 설계 프로젝트'를 주제로 진로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학년군별 교과와 창체활동을 연결한 사례를 발표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참석 교사들과 교육계 관계자들은 진로교육 운영 사례를 공유하고 학교 진로교육 발전을 위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진로교육, 4차산업 시대 통찰력 높여 = 연구시범학교가 운영한 진로교육 특징은 4차산업 시대 직업뿐만 아니라, 미래사회에 어떻게 적응력을 높여나갈지에 초점을 맞췄다. 당장 대학입시에 목을 매는 한국사회 현실에서, 입시나 취업을 넘어 인공지능 시대를 조명하는 통찰력을 높여줬다는 게 교사들의 증언이다.

교사들은 진로교육 교사 연수, 기반 협력 수업, 기반 교육과정 재구성 프로젝트를 구축했다. 결과,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진로학습이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진로교육 프로그램과 진로기반 프로젝트 협력수업을 받은 학생 96.71%가 자기만족감과 진로목표 구체성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교사들 역시 진로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100% 공감했다.

진로교육, 인공지능시대 인간의 미래를 고민 =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를 연구학교를 운영한 박영미(경기도 장기고교)부장교사는 "학교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다양한 진로교육 활동으로 아이들이 꿈을 구체화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학교생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세상의 빠른 변화 속에서 진로교육은 학교교육이 지향해야 할 핵심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로교육이 인공지능시대에서 인간이 로봇의 노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불안감을 해소하는 필수 교육과정이라는 게 진로교육을 담당한 교사들의 증언이다.

대구 한 중학교 교사도 "진로교육의 다양성을 통해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힘과, 사물을 진단하고 분석하는 원리와 개념을 찾아가는 시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학교들은 '진로와 직업' 과목을 편성,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해 운영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진로탐색과 상담을 진행했다. 교육부는 학교 진로목표 성취기준 조사문항을 4개 영역(자아이해와 사회적 역량 개발, 일과 직업세계의 이해, 진로탐색, 진로디자인과 준비)으로 나누고, 올해 4월과 10월 2차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학생들 만족도는 높아졌고, 진로목표 성취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진로목표 성취도 조사'에서 사전 3.88점에서 사후 4.20점(척도 5점만점)으로 높아졌다. 연구학교 만족도 조사에서는 4.15점을, 시범학교는 4.0점을 나타냈다.

앞서, 교육부는 8월부터 11월까지 총 14회에 걸쳐 교원연수를 마쳤다. 초중등 교원 2000여명이 '4차 산업혁명 대비 진로교육 역량 강화 연수' 에 참석했다. 학생들의 진로개발을 지원하고, 교원의 진로코칭 역량강화를 위해 처음으로 실시한 교원연수다.

홍민식 교육부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성과보고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자기효능감이 높은 인재를 요구할 것"이라며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양성에 대한 해답이 진로교육에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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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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