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열어 0.25%p 올려

은행권 대출금리 6%대도 나올 듯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올렸다. 한은은 14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행 연 1.00%인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가 1.25%로 오른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 번에 0.50%p 내려 연 0.75%로 인하했던 2020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한은의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배경으로는 높은 물가상승과 금융불균형의 문제가 꼽힌다. 이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3.7%나 올라 중기물가안정목표(2.0%)를 크게 넘어선 데다, 코로나19로 역대 최저금리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시중 통화량(M2)이 600조원 넘게 증가해 통화긴축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의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도 높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르면 3월부터 올해 3~4차례의 정책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연말까지 두 차례 정도 추가로 올려 연 1.75% 수준까지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이날 결정문에서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적인 조정시기는 코로나19의 상황과 성장과 물가의 흐름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해 점검해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대출이자 부담 증가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3조2000억원 가량 증가한다. 채무자 1인당 평균 이자부담도 연간 16만1000원 늘어난다. 지난해 8월 이후 이번까지 세 차례에 걸쳐 0.75%p가 올랐기 때문에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불과 5개월 만에 추계상 연간 9조6000억원, 채무자 1인당 평균 48만3000원 늘어나는 셈이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의 여수신 금리를 동반해 끌어올린다. 특히 대출금리는 빠른 속도로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최저 연 3.80%에서 최고 연 5.56%로 집계됐다. 따라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6%대 금리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월 82.3%에 달해 금리상승기 대출이자 부담을 그대로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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