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우위 구도 전환

'정치재편' 주도권 경쟁

더불어민주당은 23~24일 충남 예산에서 소속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연다. 후반기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전략과 8월 2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관련 이슈 등을 놓고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워크숍에선 참석 의원들을 다양한 형태의 분과로 나눠 지난 대선·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와 당의 진로 등을 놓고 집중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이틀 동안 3회에 걸친 토론을 거친 후 현안과 관련한 결의문을 채택하겠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서민금융 지원대책을 위한 현장 방문 간담회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 서민금융진흥원 통합지원센터를 찾아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이재연 원장(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지난 2021년 4.7 재보궐 이후 민주당 지지층 내 분화가 이뤄져 지난 6월 지방선거 전후로 보수우위 정치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최근 발행한 '주간리포트'(여론속의 여론)를 통해 촛불항쟁에 의한 탄핵과정에서 민주당 지지 입장을 보냈던 유권자층이 이탈하면서 연패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정한울 박사는 해당 리포트에서 4.7 재보궐선거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경합국면이 올 6월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보수 우위구도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4대기관의 전국지표조사의 정당지지율(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기준으로 2020년 7월 2주차 민주당 40% 국민의힘 22%에서 2022년 6월 1주차 민주당 27% 국민의힘 48%로 변화했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유권자 가운데 지지를 철회한 '이탈민주' 그룹이 상당했다는 것으로 봤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궐선거와 대선을 거치면서 민주당과 대등한 경쟁구도를 회복했는데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 비율이 낮고 4.7 재보궐 선거 이후 새로운 지지층(뉴보수)이 급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취임 후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층을 '탄핵연합'으로 규정하고, 4.7 재보궐 선거 이후 지지를 철회한 유권자 층을 '이탈민주'로 분석했다.

정 박사는 문재인정부 심판론과 민주당의 무리한 정국운영, 대선 이후 자성·혁신 움직임 부재 등이 이탈민주의 분리와 복귀 퇴로 차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검찰개혁·언론개혁 등 당파적 이슈보다는 민생 이슈에 민감한 중도·보수층이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했고, 대선 이후에도 민주당 지지로 복귀할 명분을 갖지 못한 점을 잇단 패인으로 꼽았다. 정 박사는 "이재명 후보가 대선패배 후 조기 등판한 것도 이탈민주의 이탈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한국리서치의 지방선거 사후조사 결과 잔류민주층의 74%가 이 후보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잘했다'고 답한 반면 '이탈민주층'에서는 '잘못했다'가 56%를 보였다.

정 박사는 "탄핵정치연합이 조기에 막을 내리고 급격하게 보수우위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오명을 막지 못한 문재인정부, 무리하게 검수완박을 강행한 민주당, 자성과 혁신 대신 조기등판에 나선 이재명 후보 요인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국회의 장기간 공전에 따른 인사청문회 파행, 최강욱 의원 징계를 둘러싼 강성 지지층의 반발과 팬덤 의존 정치 시비, 이재명 의원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도 이탈민주층의 여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변수로 보인다. 당파적 팬덤이 강한 전통적인 강경지지층의 정서에 부합하는 모습이 중심이 될 경우 이탈층의 복원이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박사는 "이탈민주, 뉴보수처럼 유동층이 존재하는 상황으로 보면 탄핵정치연합 해체 이후 질서가 어떻게 귀결될지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뉴보수 확장 대 이탈민주의 복원 경쟁에 눈을 돌리는 쪽이 정치재편을 주도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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