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오현경·김가은·강윤지·안수현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현경·김가은·강윤지·안수현 학생 사진 이의종


인창고의 선택형 교육과정 안에서 가장 의미 있게 배운 수업을 꼽는다면.

오현경(3학년) 역사교육과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여서 '세계사' '동아시아사'를 선택했다. 그 중 '세계사'에서 '독일-프랑스 공동 교과서'로 배운 수업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들 국가 교과서는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의 두 가지 사료를 비교해 제시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열린 수업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울 수 있었다.

안수현(2학년) '문학적 감성과 상상력'이라는 과목이 있다. 학생들이 각자 자신의 사연으로 시를 써서 동그랗게 모여앉아 낭송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문학을 통해 내 안의 감정을 일깨우는 느낌이었다. 과목명답게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존중하며 정말 수업을 잘 이끌어주셨다.

김가은(2학년) 작물 키우는 데 관심이 많아 농업생명과학대 진학을 꿈꾸고 있다. 온갖 작물을 직접 키워보고 싶어 만든 자율동아리 이름도 '슬기로운 농부생활'이다. 관련 분야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분들에게 물어보니 고등학교 때 화학과 생명과학을 잘 배워두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과학 과목을 Ⅰ·Ⅱ 모두 배울 수 있는 인창고의 교육과정은 그런 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

강윤지(1학년) 통일문제에 관심이 많다. 외교관이 되기 위해 정치외교학과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 가장 좋아했던 과목은 원래 과학이었다. 이공계열 쪽을 고려해 과학중점 학교인 인창고를 택했는데, 희망진로가 바뀐 경우다. '통합과학'이나 '과학교양' '과학탐구실험' 수업을 들으며 인창고의 교육과정 안에서 오히려 통합형 인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이 배울 과목을 직접 선택하는 교육과정이 학생 입장에서는 어떻게 느껴지는지 궁금하다.

현경 학생들이 꿈꾸는 진로가 워낙 다양한 만큼 선택의 폭을 그만큼 넓혀준다는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각 과목에서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선생님들이 열심히 안내해주셨지만 선배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더라. 선후배들이 자유롭게 서로 묻고 답할 수 있는 장이 있으면 학생들이 선택 과목을 이해하는 데 더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은 중학교 때까지는 주어진 수업과 평가를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면 고등학교 이후부터는 선택의 연속인 것 같다. 스스로 찾아봐야 할 것들이 정말 많지만 그만큼 알아가는 것도 많다. 한 친구가 과학 실험 수업 시간에 유튜브에서 본 '코끼리 치약 실험(과산화수소가 분해되면서 코끼리가 쓸 만큼 거대한 치약 모양으로 거품이 생기는 실험)'을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선생님이 직접 시연해주셨다.

선생님들이 노력해주시는 만큼 학생들도 스스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 열정적으로 임하게 된다.

정애선 내일교육 기자 as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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