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패스, 전국시행 K패스에 혜택 더해

기후동행카드와 지원방식·적용범위 달라

대중교통 이용횟수·지역 등 고려해 선택

올해 1월말 서비스를 시작한 서울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에 이어 5월 1일부터 경기도의 대중교통비 환급정책인 ‘더(The)경기패스’ 사업이 시작된다. 4.10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내 시·군의 ‘기후동행카드’ 동참 문제로 갈등을 빚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대중교통비 지원정책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30일 “5월 1일부터 경기도민이 전국 어디서나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 사용한 교통비의 20~53%를 환급해 주는 ‘더경기패스’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의 전 국민 대상 ‘K패스’를 기반으로 경기도민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K패스 전용카드를 발급받은 후 5월 1일부터 K패스 누리집(www.korea-pass.kr)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면 자동으로 적용된다. K패스는 월 15회부터 60회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사용한 비용의 20%(19~34세 청년 30%, 저소득층 53%)를 매달 환급해준다. 더경기패스는 K패스의 ‘60회 한도’를 무제한으로 확대하고 30% 환급대상인 청년의 기준도 19~39세까지 확대했다. 광역버스와 신분당선, 지난 3월 개통한 광역급행철도(GTX) 등 전국의 모든 대중교통수단(고속버스·KTX 제외)을 포함한다. 환급방식이어서 처음 한번만 등록하면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지난 24일 카드발급을 시작한 ‘더경기패스’ 가입자는 28일 기준 38만6816명이다. 기존 알뜰교통카드 가입자 39만6983명 중 K패스(더경기패스 자동가입)로 전환을 신청한 도민은 28만7435명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가입자 중에 K패스로 전환한 인원이 실제 수요자로 보면 된다”며 “서비스가 시작되면 계속 늘어나 하반기까지 5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는 1월말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초 카드 판매량(누적)이 100만장을 넘었고 일일 사용자도 당초 목표한 50만명을 돌파했다.

기후동행카드와 더경기패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원방식과 적용범위다. 더경기패스는 월 15회 이상 이용하면 일정비율을 돌려주는 환급형이고 기후동행카드는 월 6만2000원 정기권(선불형)을 구입·충전하면 서울지하철·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내 버스·지하철·따릉이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김포골드라인 사용이 가능해졌으나 아직 서울 이외지역의 광역버스·신분당선 등 대중교통에선 사용할 수 없다. 반면 더경기패스는 경기도뿐 아니라 서울 등 전국의 모든 대중교통수단에 적용된다.

따라서 대중교통 이용횟수와 지역 등을 고려해 혜택이 더 많은 카드를 선택해야 한다. 서울시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수록 기후동행카드 혜택이 크지만 서울 이외 지역에서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면 ‘더경기패스’의 혜택이 클 수 있다. K패스와 비교할 경우 35세 이상 일반인이 서울시내에서 지하철·버스를 7만6500원 어치, 51회 이상 타면 기후동행카드가, 그보다 덜 타면 K패스가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서울시와 경기도 모두 정책홍보와 서비스 강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K패스 사업대상이 아닌 6~18세 어린이·청소년에게도 연 24만원까지 교통비를 지원하고 지원범위도 기존 경기버스에서 경기·서울·인천버스 및 지하철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도 최근 모바일카드와 실물카드에 신용·체크카드 충전 기능을 도입하며 기후동행카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더경기패스는 경기도민을 위한 맞춤형 교통정책”이라며 “서울과 경기도는 면적, 대중교통 연결망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상호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정책 효과를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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