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AM(자기저항메모리) 기반 인-메모리 컴퓨팅 구현 … 연구결과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

삼성전자가 13일 발표한 자기저항메모리(MRAM) 기반 인-메모리 컴퓨팅 구현은 인간의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인공지능(AI) 반도체 구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AI반도체는 학습·추론 등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높은 성능·높은 전력 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왼쪽부터 정승철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함돈희 종합기술원 펠로우, 김상준 종합기술원 마스터


최근 딥러닝을 비롯해 AI가 서버·클라우드를 넘어 모바일·자동차·가전 등 전 산업에 확산됨에 따라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은 2020~2025년까지 매출 기준 연평균 성장률 28.2%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방식인 폰 노이만 구조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메모리로부터 명령어를 불러와서 실행하고, 그 결과를 다시 기억장치에 저장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CPU와 메모리간 주고받는 데이터가 많아지면 작업 처리가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각의 기능을 맡고 있는 코어들을 한 곳에 결합하는 컴퓨팅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인-메모리 반도체는 이 같이 저장과 연산을 함께 수행하는 반도체다.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 배열 내부에서 연산을 통해 저전력 연산이 가능한 기술로,로직과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이동이 없고, 메모리 내 대량의 정보를 병렬처리할 수 있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한다.

인-메모리 컴퓨팅에 활용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 후보군으로 저항메모리(RRAM), 상변화메모리(PRAM), MRAM 등이 있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이번에 MRAM을 이용해 처음으로 인-메모리 컴퓨팅을 구현했다.

비휘발성 메모리인 MRAM은 데이터 안정성이 높고 속도가 빠른 장점에도, 낮은 저항값을 갖는 특성으로 인해 인-메모리 컴퓨팅에 적용해도 전력 이점이 크지 않아 인-메모리 컴퓨팅으로 구현되지 못했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이러한 MRAM의 한계를 기존의 '전류 합산' 방식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저항 합산' 방식의 인-메모리 컴퓨팅 구조를 제안함으로써 저전력 설계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MRAM 기반 인-메모리 컴퓨팅 칩의 성능을 AI 계산에 응용해 숫자 분류에서는 최대 98%, 얼굴 검출에서는 93%의 정확도로 동작하는 것을 검증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구조의 MRAM 칩을 인-메모리 컴퓨팅으로 활용할 뿐 아니라, 생물학적 신경망을 다운로드하는 뉴로모픽 플랫폼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함께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정승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이 제1저자로, 함돈희 종합기술원 펠로우 및 하버드대 교수와 김상준 종합기술원 마스터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사업부 연구원들도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12일자에 실렸다.

정승철 전문연구원은 "인-메모리 컴퓨팅은 기억과 계산이 혼재돼 있는 사람의 뇌와 유사한 점이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실제 뇌를 모방하는 뉴로모픽 기술의 연구 및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초격차 메모리 기술 역량을 시스템 반도체 기술과 접목해 차세대 컴퓨팅과 AI 반도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기술 리더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MRAM 기반 '인-메모리 컴퓨팅' 구현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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