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비서관회의, 총리 주례회동 등 비공개일정서 후속대응 주력

전날 대국민담화서 "참담 … 마음 무겁고, 슬픔 가누기 어려워"

대통령실 비상대응 태세 … 사고수습 일단락 때까지 국가애도 기간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31일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대통령실은 비상대응태세에 돌입했다.

합동분향소 찾은 윤석열 대통령 내외 ㅣ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1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 =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시청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를 방문했다.

이날 오전 9시 27분경 분향소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흰색 셔츠에 검은색 넥타이 정장, 김 여사는 흰색 셔츠 위에 검정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흰 장갑을 끼고 국화를 받아든 채 분향소로 이동, 묵념 후 헌화를 하고 다시 20초가량 고개 숙여 조의를 표했다. 별도의 방명록 작성이나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이날 조문에는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최상목 경제수석,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등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문 이후에는 공개일정을 잡지 않고 수석비서관회의, 총리 주례회동 등 내부 비공개일정을 소화하며 참사대응에 주력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기자들에게 "지금은 사고수습이 최우선"이라며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깊은 관련성을 갖지 않는 일정은 재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담화에서 "정말 참담하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30일부터 사고 수습 일단락 때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모든 정부부처와 관공서에 즉시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담화 후에는 이태원 참사 발생현장을 돌아보기도 했다.

◆참사 발생에 숨가빴던 대통령실 = 윤 대통령은 29일 사고 발생 1시간여 후 내린 긴급지시를 시작으로 이틀간 참사 대응 지휘에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과 동선을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8년 전 세월호참사와 지난 여름 수도권 폭우 사태 당시 문제가 됐던 대통령의 행적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29일 밤 11시 36분 대통령이 '이태원 핼러윈 사고' 보고를 받은 뒤 관계부처에 긴급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이 밝힌 참사 발생시각 10시 15분에서 1시간 21분 후다.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부처 및 기관에서는 피해 시민들에 대한 신속한 구급 및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며 경찰청·지자체의 행사정 안전점검·조치 실시를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2차 지시 내용을 30일 새벽 12시 16분에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에 응급의료팀 파견 및 인근병원 병상 확보를 추가로 지시했다.

사망자 및 심정지 환자 대거 발생이 확인되던 12시 58분경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로 직접 나와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1시 55분쯤에는 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응급 구조 활동요원이나 통제관을 제외한 인원 및 차량들이 구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분산시킬 것을 지시했다.

이어 오전 2시 30분쯤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가동 중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모든 일정과 국정운영의 순위를 사고 수습에 두고 있다"며 전원이 비상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경북 봉화의 광산 매몰 사고와 관련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구조 작업에 임해달라"며 "국가가 단 한 분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고 김 수석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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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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