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 내수위축, 침체 본격화

기업체감경기도 4개월 연속 하락

경기 하강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2023년 고용시장도 위축될 조짐이다. 그나마 올해는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고용여건이 전년에 비해 개선되면서 기저효과를 봤다. 이마저 내년에는 '역 기저효과'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미 적자로 돌아선 수출 부진이 길어지고, 고물가에 내수는 위축되면서 내년 경기 침체 국면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불안해지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4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2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대비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0만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취업자 수가 올해보다 8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증가 폭을 9만명으로 예상했다.

KDI가 올해 초 예상한 취업자 수 증가 폭(79만명)과 한은 예상치(82만명)에서 거의 1/10 수준으로 고용사정이 악화된 셈이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2020년(-22만명) 이후 최소를 기록하게 된다.

고용사정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침체될 것이란 분석에 근거한다. 내년 경제 성장률은 KDI가 1.8%, 한은이 1.7%로 각각 예상하는 등 주요 기관들은 내년 경제가 2020년(-0.7%) 이후 가장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1.6%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민간기관은 역성장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올해 고용 시장 상황이 양호했던 점도 역 기저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보다 취업자수 증가 폭이 컸던 만큼 내년에는 둔화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란 것이다.

내년에 고용시장마저 얼어붙는다면 경제 주체들의 체감 정도는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연일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보면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74로, 11월(75)보다 1p 하락했다. BIS 74는 2020년 10월(74)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71)가 3p 떨어져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제조업 중 특히 글로벌 반도체·화학제품 수요 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6p), 화학물질·제품(-11p) 등의 하락 폭이 컸다. 기타 기계장비(-7p)도 건설·철강 등 전방산업의 업황 악화 탓에 부진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수요도 둔화되면서 기업들의 체감 업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2023년 경제전망" 연재기사]

성홍식 백만호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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