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한은 "내년 취업자 증가폭 10만명 미만, 올해의 1/10 수준"

내년 고용시장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이 약 80만명대로 예상되지만, 내년 취업자 수는 10분의 1 수준인 7만~9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내수가 회복세를 보였다. 여기에 전년 대비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고용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하지만 내년에는 경기침체에 '역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 고용시장 악화를 늦추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중심으로 범정부 추진체계를 신설키로 한 것도 이런 전망에서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1월 '고용정책 기본계획'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내년에 본격화될 '경기둔화 태풍'이 메가톤급이기 때문이다.

◆경기부진 본격화 조짐 = 28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은 10만명에 못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81만명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1/10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고용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고용지표는 대표적인 경기 후행지표다. 경기가 등락하면 고용시장에는 수개월 뒤 지표에 반영된다는 뜻이다.


취업자 급감 전망의 배경은 내년에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내년엔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와 높은 에너지가격,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세계 경제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다.

정부가 최근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 1.6%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월 정부 출범 이후 내놓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한 전망치(2.5%)보다도 0.9%p 하향조정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1일 새해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면서 "내년 경제는 상반기에 수출, 민생 등의 어려움이 집중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회복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계·노동계·정치권 등 각계에서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얼어붙는 체감경기 = 이미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다. 수출(통관 기준)은 1년 전 대비 지난 10월에 5.7% 감소한 데 이어 11월에는 14.0% 줄었다.

수출 부진에 10월 전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5% 줄어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한국은행의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결과를 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74로, 4개월 연속 떨어졌다. 74는 2020년 10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을 경우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다.

이달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중 2766개 기업(제조업 1639개·비제조업 1137개)이 설문에 응했다. 지난 9월 BSI가 78을 기록한 이후 지수는 4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71로 하락했고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은 76으로 전달과 변화가 없었다.

제조업을 세부적으로 보면 글로벌 반도체·화학제품 수요 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71)가 전월 대비 6포인트, 화학물질·제품(54)이 11포인트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응답이 크게 늘었다. 기타 기계장비(72)도 7포인트 하락하는 등 건설·철강 등 전방산업의 업황 악화의 영향을 받았다.

제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74)과 중소기업(67)이 각 5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고 수출기업(75)과 내수기업(74)이 각 1포인트, 5포인트 하락하면서 내수기업의 체감 경기가 더 나빠졌다.

내년 1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 지수(70)도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68)은 1포인트, 비제조업(72)은 5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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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이경기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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