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분석 일치

16일 오전 발사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성격과 의도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모아지고 있다. 당장 오늘 오후에 있을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견제 성격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13일부터 진행중인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반발과 경고인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강대강 맞대응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과시하고 기술적으로는 정상각도 발사를 위한 예행연습이나 정찰위성 발사의 준비단계 점검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연합훈련 기간 중에서도 한일정상회담 날짜를 택해 ICBM을 발사한 것은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이면서 한일간 밀착을 경고하는 이중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소미아 정상화 등 한일 안보협력 강화 등에 대한 사전 견제 성격이라는 의미다.

양 교수는 "정상각 발사가 아닌점에서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회담 당일 발사로 오히려 한일,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거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고려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북한의 오늘 미사일 발사는 한미연합훈련뿐만 아니라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양국 간 군사협력 강화 조짐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이 같은 무력시위는 윤석열 정부의 한일 및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노력에 오히려 힘을 보태주게 되어 북한에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최근 잇따른 도발에 대해 다양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선 한미의 연합훈련 동안 도발을 이어가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연합훈련 시 감시·정찰·타격 자산이 동원돼 북한이 위축되었던 과거와 달리 한국, 일본, 괌 등을 타격할 전술핵 능력을 갖춘 북한의 자신감이 표출되고 있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또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감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달 1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19일 김여정 담화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한 대응"을 "전례 없이 강력하고 압도적"으로 이행하겠다는 발표를 지키고 있다는 의미다. 그간 발사한 미사일이 '전술' 혹은 '전략' 미사일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의미는 시험 발사가 아닌 실전 배치된 미사일 발사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시험 발사가 다수였지만, 올해 도발은 "시범사격훈련"(3.14), "발사훈련"(3.12), "검열사격"(3.9) 등 실전 배치된 미사일임을 강변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은 최초임에도 실전 배치 때 사용되는 표현인 "검열판정"을 내세운 것도 과시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은 도발 사실을 북한 내부에 알림으로써 '피포위 의식'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지난해 도발의 경우 다수는 내부에 알리지 않은 것과 대비해 올해 도발은 북한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이는 곧 북한내 긴장감을 조성해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북, 동해상으로 ICBM 발사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