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일 가액상승, 조성명 백지신탁·매각

‘코인 0.0000436개’ 자녀 가상자산 눈길

지난 한해 서울 자치구 구청장 재산 변동에 비상장 주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5명 중 최고 자산가인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백지신탁으로, 2위인 문헌일 구로구청장과 3위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가액변동으로 각각 수십억원에서 수억원씩 재산이 줄고 늘었다고 신고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과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자녀가 보유한 소수점 이하 가상자산을 신고해 눈길을 끈다.

28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재산 규모가 큰 구청장들의 경우 비상장 주식으로 인한 변동이 컸다.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신고한 148억5322만여원보다 47억8123만원 늘어난 196억3446만원을 신고해 변동규모가 가장 컸다. 재산이 불어난 주 요인은 본인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이다. 그는 직전에 대표로 있던 문엔지니어링 4만8000주를 포함해 대한컴퓨터기술 3000주 등 169억9334만원 어치를 신고했다. 한해 전 120억2941만원보다 50억원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문 구청장은 동시에 공시지가 변동으로 건물가 1억6700만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재산변동 규모가 두번째로 큰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지난해보다 43억4668만원 줄어든 489억887만원을 신고했다. 26억4271만원 어치였던 증권이 3821만원 어치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 그는 백지신탁 체결과 매각으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신고했다. 본인이 보유한 푸르미대부 5만주, 대농파트너즈 3만주 등이 0주로 바뀌면서 21억6248만원이 줄었다. 부인과 삼녀도 대농마트 등 주식이 0주가 돼 각각 3억3564만원과 1600만원이 감소했다. 토지 평가액은 6억1178만원, 건물 가액이 12억743만원 각각 줄었다. 건물은 경기 고양시에 있는 근린생활시설과 의료시설, 인천 강화군 숙박시설 등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이필형 동대문구청장도 비상장 주식으로 수억원대 재산변동이 생겼다고 신고했다. 총 재산 81억1638만원을 신고한 박강수 구청장의 경우 비상장 주식 평가액 변동이 7억5571만원이다. 배우자 보유분이 4억5324만원, 장남과 장녀 보유분이 각각 1억5608만원씩 늘었다. 박 구청장 부인은 일간시사신문 1만2000주를, 아들과 딸은 일간시사신문 4000주와 땡큐미디어그룹 3만주를 각각 보유 중이다.

34억5155만원을 신고한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주가변동으로 비상장 주식 금액이 4억7056만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본인 명의로 보고테크 1만3000주와 동광특수금속 1044주를, 아내와 딸이 동광특수금속 398주와 82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가상자산을 신고한 구청장도 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배우자가 매입한 도지코인 100개 리플 100개 등 1761만여원 어치를 새로 신고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과 유성훈 금천구청장 가상자산은 자녀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코인 등이다. 이 구청장은 장남과 차남 명의로 된 가상자산 3000원을 신고했다. 비트코인 0.0000436개, 이더리움 0.00002개 등이다. 유 구청장은 장녀가 2023년 이전에 5만4000원 어치 가상자산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0.00071458개, 온톨로지가스 12.34567901개 등이다.

이색 신고도 눈에 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딸과 공동명의로 구입한 차량을 신고했다. 2020년식 k5인데 1500만원이다. 박강수 구청장은 장녀명의 사인간 채권 4000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했는데 동생에게 빌려줬다고 변동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해 10월 보궐선거로 임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공개에서 제외됐다. 그는 지난해 10월 신분이 변동된 고위공직자들과 함께 지난 1월 수시공개에서 13억8316만원을 공개했다.

이번 공개에 포함된 24명 가운데 재산이 늘어난 경우는 9명이고 나머지 15명은 줄었다고 밝혔다. 늘어난 사유는 급여저축과 가액변동, 줄어든 이유는 대부분 부동산 가액변동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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