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 ‘약탈’ 등 극단 표현

인구 80% 힌두교, 무슬림 14%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총선에서 3선을 노리면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집권 10년 중 극단적인 언어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19일 인도 총선투표가 시작된 이후 일련의 집회에서 모디 총리는 인도의 무슬림 소수민족을 ‘침입자’로 지칭하고 공격했다. 또 자신의 최대 라이벌인 인도국민회의를 친파키스탄 무슬림 연맹에 비유하며, 힌두교도로부터 부를 ‘약탈’해 무슬림에게 재분배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4월 29일자 기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모디 총리 는 4월 27일 고아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인도국민회의는 ‘낮은 카스트 힌두교인’의 권리 일부를 다른 곳에 제공하기를 원한다”며 “그들이 선호하는 곳이 누구인지 아실 것”이라고, 이슬람교도를 은근히 겨냥했다.

같은 날 모디가 속한 정당이자 집권당인 인도국민당 공보부 장관 아누라그 타쿠르는 또 다른 집회에서 “인도국민회의가 당신 자녀의 재산을 무슬림에게 주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모디가 선동적인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인도국민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하고 국가 정치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구의 약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 사이에서 지지를 강화하려고 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무슬림은 인도 인구의 약 14%를 차지한다.

인도국민당은 총 543개의 의회 의석 중 2019년에 획득한 303석보다 늘어난 370석을 목표로 삼았다. 결과는 6주간의 투표를 거쳐 6월 4일에 발표된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초반 두차례 투표에서 투표율이 하락했다는 점과 집권당 북부 심장부 지역에서 반현직 정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분석가인 아심 알리는 “총리가 이렇게 선동적인 수사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힌두 민족주의를 자극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모디의 분열적인 발언은 모디 비판자들의 격분을 사고 있다. 모디 비판단체는 인도국민당에 통지문을 보내 항의했지만, 인도국민당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 지도자이자 모디의 가장 큰 경쟁자인 라훌 간디는 4월 27일 “모디가 매우 불안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모디가 가난한 사람에게서 돈을 빼앗아 그것을 억만장자들에게 주었다”며 “우리는 그 돈을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도국민회의는 모디 총리가 최근 두차례 유세에서 종교 간 분열을 부채질하는 발언을 했다며 전날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인도는 선거기간 동안 출구조사 공개를 금지하는 규정을 갖고 있어 각 정당의 입장에 대해 검증된 정보가 없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2019년 총선처럼 인도국민당이 의석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정치학자인 로노조이 센은 “370석란 목표는 당 간부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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