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소송 놓고 자존심 대결

뉴진스 부모들은 민 대표 지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의장 방시혁)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금지 재판이 대형 로펌 간 자존심 대결로 뜨겁다. 하이브측 법률대리를 맡은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측 법무법인 세종의 대결이 주목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지난 7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했다.

하이브가 민 대표 등을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며 업무상 배임으로 고발하고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민 대표 해임안을 다루겠다고 밝히자 법원에 이를 멈춰달라고 소를 제기한 것이다.

이날 심문에서 민 대표측 법률대리인(세종)은 왜 어도어의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라는 현재 직위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하이브측 법률대리인(김앤장)은 민 대표가 왜 해임돼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민 대표가 네이버,두나무 등을 만나 어도어 인수를 제안했고 평소 ‘뉴진스맘’이라고 주장했지만 멤버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지인의 오랜 친구가 마련한 자리에서 동석한 것 뿐”이라며 “뉴진스와 저는 그간 수많은 일과 다양한 상황을 겪어왔고, 우리 관계는 더 돈독해지고, 단단해졌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론을 자극하는 양측 주장과 로펌간 대결의 공은 법정에 달렸다. 재판부는 24일까지 양측의 추가 자료를 제출받은 뒤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앞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인용한다면 하이브 의결권 행사가 금지되면서 민 대표의 해임은 불가능해진다. 반대로 가처분이 기각되면 하이브는 민 대표를 포함해 어도어 경영진을 바꿀 수 있게 돼 경영권 다툼에서 승기를 잡게 된다.

특히 뉴진스 멤버 부모들이 ‘연예인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를 선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뉴진스 멤버 부모들은 민 대표가 낸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앞둔 지난 14일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인 강진석 변호사를 선임해 법원에 탄원서(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뉴진스 멤버들이 민 대표와 함께하고 싶다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멤버들과 부모들이 어도어 및 하이브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하이브는 김앤장과 인연이 깊다. 2020년 하이브 기업공개(IPO)와 2021년 이타카홀딩스 인수 때도 김앤장에 자문했다. 어도어가 손잡은 세종은 김앤장과 엔터테인먼트업계 사건 수임 선두를 다투는 로펌이다.

김앤장과 세종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다툼에도 나란히 참전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오너 중심의 SM엔터 지배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분쟁이 시작됐을 때다. SM엔터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자 세종의 조력을 받았다. 당시 SM엔터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한 하이브는 김앤장이 자문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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