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서 세계최대 그린테크박람회

노동력과 에너지·물 절감 방향성 뚜렷

충남도, 12일 스마트 농업 비전 발표

“시간당 7.5㎏의 딸기를 수확합니다. 24시간 쉼 없이 일을 하는 만큼 생산성 측면에서 훨씬 낫다고 봅니다.”

현지시각 12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고 있는 그린테크 박람회에서 만난 오가니팜스(Organifarms GmbH)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팜 행사인 그린테크박람회가 11~1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딸기 수확로봇 모습. 암스테르담 윤여운 기자

오가니팜스의 로봇은 딸기를 수확한다. 딸기 수확은 농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힘겨운 노동 가운데 하나다. 오가니팜스 수확로봇은 단순하게 딸기를 수확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인공지능(AI)을 활용, 색깔이나 무게 등을 측정·분류해 딸기를 수확한다. 대당 우리 돈으로 1억5000만원 정도이지만 생산성을 고려하면 얼마든지 시장성이 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실제 오가니팜스 수확로봇은 이미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상품이다.

그린테크 박람회(11~13일)는 현대 시설농업과 환경 친화적 기술에 중점을 둔 세계 최대 스마트팜 행사다. 글로벌 기업 470여개가 첨단 장비와 기술을 전시 중이며 관람객 수는 지난해 기준 1만2500여명이다.

2024년 그린테크 박람회의 화두는 단연 ‘AI와 로봇’이다. 앞서 언급한 오가니팜스도 이 같은 흐름을 대변한다.

크룩스(Crux Agribotics BV)는 작물 선별과 포장을 연이어 수행하는 로봇 회사다. 역시 농업에서 노동력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분야다. 이 로봇은 예를 들면 오이의 무게와 품질 등을 파악해 분류하고 이를 포장까지 순차대로 진행한다. 이 역시 단순히 분류하는 로봇이 아니라 AI를 기반으로 작업을 학습하고 데이터화한다. 심지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출하과정을 역추적해 문제점을 발견한다.

AI와 로봇을 이용한 기술은 아직 큰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원가를 낮추는 기술경쟁 또한 치열하다.

박람회 괸계자는 올해 박람회에 대해 “획기적인 혁신은 아니더라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노동력과 에너지·물을 절감하는 방향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로봇이 노동력을 절감하는 방향이라면 박람회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회사들은 에너지와 물의 사용을 효율화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물을 재활용하는 회사들이 관심을 모았다.

이날 박람회에선 단연 한국인들의 모습이 많이 띄었다. 충남도 연암대 등 관계자들이 대거 박람회에 참석했다. 스마트팜에 대한 우리나라 관심이 반영된 모습이다. 최근엔 장태평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의 “농식품 수출 1000억 달러 달성” 발언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충남도는 이 자리에서 충남 스마트농업 비전을 발표하고 천안 연암대,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 부설 연구소인 와게닝겐 플랜트 리서치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충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서산 글로벌 아시아 스마트팜 혁신센터에서 글로벌 민관학 공동연구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스마트팜 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네덜란드 농지 면적은 170만㏊로 우리나라 157만㏊보다 약간 크지만 농산물 수출액은 1200억 달러로 우리나라 90억 달러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며 “2년 이내에 충남에 800㏊ 규모의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청년농 5000명 이상을 교육시켜 3000명 이상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충남도는 서산시 천수만 간척지 B지구에 단일 스마트팜단지로는 전국 최대인 충남글로벌홀티콤플렉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총 3300억원이 투입되는 충남글로벌홀티콤플렉스는 전체 면적이 51만5000㎡(15만5000평)에 달하며, 생산·유통·가공·정주·교육·커뮤니티 기능을 갖춘 스마트팜 집적단지(38만8000㎡)와 융복합단지(12만7000㎡)로 구성된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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