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20일 라이칭더 대만 지도자의 취임사를 통해 ‘대만독립’ 이념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를 ‘대만독립백서’로 규정했다. 사람들은 라이칭더의 연설이 미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더 위험한 대만 카드를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은 원래 미국이 대만을 카드로 잡고 제한적으로 플레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직접 충돌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중국은 ‘연합이검(聯合利劍)’ 동부군대 군사훈련 이후 남부군대의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현재 대만은 가장 위험한 전쟁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국가가 바로 일본 한국 필리핀이다. 이들 국가 모두 미국군대가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대만지역에서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전쟁터가 될 수도 있다.

대만 문제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대만 독립 여부 문제가 전혀 아니다. 대만 문제의 핵심은 중국과 미국 관계만이 아니라 중국과 서방의 관계다. 더 나아가 세계 부를 나눔에 있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관계 변화와 관련된 문제다. 단순한 군사문제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치 문화 경제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문제다.

중국 입장에서는 앞으로 몇년 사이에 대만의 통일대업을 완수해야 하는 시급성이 있다. 이는 헌법을 수정하면서까지 연임한 시진핑 주석에게 합리성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적 카드이기도 하다.

중국의 경제발전·안보와 직결

중국에 있어서 대만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 중요성을 정리해보자.

우선, 대만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리적 위치에 있다. 대만은 중국의 동쪽 관문이다. 중국의 가장 큰 섬일 뿐만 아니라 서태평양 항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중국과 태평양 지역 각국의 해상을 연결하는 교통중심지이며 중국과 국제 해상 교통로이다. 유럽 아프리카 남아시아 오세아니아에서 중국 동부 해안으로 가는 선박도 이곳을 통과한다. 대서양 지중해 페르시아만의 인도양에서 일본앞 바다로 가는 선박이 일반적으로 이곳을 통과한다. 따라서 대만은 중국과 주변 국가, 나아가 전세계에 매우 중요한 전략적 위치에 있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국가주권 민족존엄과 관련될 뿐 아니라 새로운 세기 중국의 국가안보와 경제발전과도 관련되는 중대한 문제다.

다음, 중국의 국가안보전략으로 볼 때 대만은 남동해안의 천연 장벽이다. 대만은 동쪽으로 태평양에 접해 있고, 해안에서 30㎞ 떨어진 곳에 수심 4000m가 넘는 해구가 있으며, 북동쪽으로는 류큐열도(琉球群島)의 일본 본토와 접해 있다. 남쪽으로는 바시해협(Bashi Strait)과 필리핀제도에 접하고, 서쪽으로는 대만해협을 건너 푸젠성의 동중국해와 마주보고, 북쪽으로 동해에 접한다.

대만은 서태평양 항로의 중심에 위치하며 서태평양의 관문이다. 서태평양 해역은 중국 해군이 태평양에 진출하는 필수 경로이자 해상 작전의 주요 전쟁터이며, 중국의 외교와 무역 왕래에 중요한 해상교통로 중 하나다. 대만은 중국의 제1방어선으로서 주요 전략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서태평양은 오늘날 해양 권익을 위한 싸움이 가장 치열하고 복잡하게 나타나는 지역 중 하나다. 실제로 2001년 미중 비행기 충돌 사고, 일본 군함의 해외 출항, 일본의 미확인 선박 격침, 2002년 남북한 교전 사건이 모두 이 해역에서 발생했다.

‘해상 만리장성’의 중심점

해양통제 관점에서 볼 때 대만은 먀오다오(Miaodao)제도, 저우산(Zhoushan)제도, 하이난(Hainan)섬과 함께 ‘해상 만리장성‘을 형성한다. 이는 중국 남동해안의 천연장벽으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남쪽 필리핀에서 일본 한국을 향하는 해상운송을 통제할 수 있을 뿐더러 서태평양의 모든 해상 항로를 차단할 수 있다. 수비에서건 공격이건 대만섬이라는 대륙붕 판은 세가지 방향에서 위력을 떨칠 수 있다.

대만 북쪽의 동해 황해 발해만은 넓고 깊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외국 세력이 중국 본토를 침략하는 중요한 요충지였다. 대만에서 중국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쏘게 되면 서부지역인 시안까지 이르게 되어 중국은 대비할 시간 없이 전체 경제의 70% 지역이 순식간에 초토화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대만이 중국의 통제역에 들어오면 미국과 일본의 공격을 제1열도선 밖으로, 중국 동부지역에서 2000㎞ 이상 밀어낼 수 있어 방어를 위한 충분한 시간과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전략적 공중공격 방어기지로서 대만의 가치는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다.

중국 해안 방어의 연속성과 완전성으로 분석해 볼 때도 대만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총 길이가 1만8000㎞가 넘는 중국 본토 해안선에는 남북으로 랴오둥반도 산둥반도 대만섬 하이난도 등 4개의 주요 지점이 있다. 대만 가오슝을 기점으로 북쪽으로 산둥반도 정상과 랴오둥반도 남단, 남쪽으로는 하이난섬 최남단 위링항까지 각각 약 750해리 떨어져 중국 해안 방어선의 이등변 삼각형을 형성한다. 대만은 이 삼각형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고, 사실상 중국 해안 방어선의 중심지이다.

이처럼 자연적으로 유리한 전략적 해안선은 중국의 동남해안의 6개 성, 도시를 전략적으로 엄호하기 충분하다. 만약 중국의 적대세력이 지대함미사일, 기뢰, 잠수함 등의 수단을 이용해 대만해협 전체를 봉쇄하고 공군 항공기와 해군 함정을 결합한다면 대만해협의 해상통로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중국해 방어가 두 동강으로 절단될 것이며, 중국 해군은 어쩔 수 없이 병력을 둘로 쪼개 전투를 벌여야 한다.

물론 대만이 중국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다면 중국은 국방방어전략에서 공세적 역할을 할 수 없다. 중국의 항공모함은 중국 연해지역의 근해에 갇히게 되어 태평양 심해로 나가지 못해 아무런 군사적 역할을 못하게 되어 전쟁 시 피동적 역할밖에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의 안보환경이 완전히 개선될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의 생명선이기도

대만해협은 일본과 한국의 생명선이기도 하다. 최근 몇년 동안 매년 8만척 이상의 선박이 서태평양 항로를 통과했다. 이는 일본과 한국에서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및 기타 지역을 가는 필수 항로다. 특히 일본 화물량의 3/4이 이 해역을 통과한다. 따라서 이 해역은 평시에는 동아시아 각국의 경제 번영과 발전에 영향을 주며, 전쟁 시에는 이들 국가의 승패와 존망이 걸리게 된다.

특히 해상운송 의존도가 높은 일본 입장에서 서태평양 해상항로는 생존 발전과 직결되며 전쟁에서 작전의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페르시아만에서 인도양 말라카해협 남중국해 대만해협을 거쳐 일본에 이르는 해상항로는 예로부터 일본이 경제의 ‘생명선’으로 여겨왔다. 일본이 필요로 하는 석유의 70%가 페르시아만에서 말라카해협-남중국해-대만 또는 바시해협-류큐-일본이라는 해상항로를 거쳐 반입되고 일본의 완제품도 상당부분 이 항로를 통해 수출된다. 이 경로가 막히면 일본의 경동맥은 끊어지고, 일본 경제는 단기간에 붕괴될 것이다. 일본행 선박이 남중국해를 통과하지 않고 필리핀 동쪽으로 항해하면 일본 완제품 가격도 25% 증가한다. 이 사실들은 대만과 중국 본토 사이의 해협이 중요한 국제수로이자 전략적 환승역이고,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해역임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대만은 중국의 국운을 결정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발이 묶여 있는 지금이 어쩌면 대만수복의 적기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대만의 위기가 곧 현실이 되고 있다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다. 대만의 주변국가들은 이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 미국 어바인대(UI)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