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623개 비급여 심평원 홈페이지에 공개 … “비급여비 17조원, 이용 기준 필요”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 가격이 병·의원별로 최대 23배 차이가 나는 등 비급여 진료비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병·의원별 비급여 진료비 조사·분석 결과가 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건강e음’을 통해 공개된다. 병의원 이용시 검색하면 도움이 된다. 관련해서 비급여비용이 17조원을 넘어서는 등 급증하고 있다. 국민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급여 이용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진료다.
병·의원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하기 때문에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
정부는 의료이용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전체 병·의원별 주요 비급여 진료비를 조사해 공개하고 있다. 올해는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항목 623개 가격을 공개한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7만56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비급여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65.7%인 334개 항목의 평균 비용이 지난해보다 인상됐다. 132개는 올해 7월 물가상승률 연 2.6%보다 더 많이 올랐다.
주요 비급여 진료비의 의료기관별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의 경우 서울에 있는 한 의원은 29만원, 또 다른 의원은 680만원을 각각 받아 23배 차이가 났다. 조사 대상 병·의원의 중간금액은 220만원이었다. 중간금액 대비 최고금액은 3.1배 높게 나타났다.
도수치료는 평균금액이 전년 대비 2.5% 인상됐다. 중간금액이 10만원이었다. 경남지역 D의원에서는 26만원을 받았다.
자궁근종 치료에 쓰는 고강도초음파집속술(하이푸시술)을 초음파 유도하에 하는 경우, 최소금액은 200만원, 중간금액은 800만원, 최고금액은 1800만원이었다.
코막힘 증상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비밸브재건술의 진료비는 최소 5만1000원에서 최대 500만원으로 98배 차이가 났다. 의원급만 놓고 봐도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 등 천차만별이다. 전체 의료기관의 중간금액은 173만원이었다.
하지정맥류도 수술 방법에 따라 중간금액 대비 최고금액 차이가 3.0~4.0배 났다. 중간금액은 150만~160만원 정도다.
이번 진행된 조사는 진료비만 분석한 것이다. 의료기관 간 가격 차이는 진료 기준과 난이도, 인력과 장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환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비급여 진료비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기관별 가격 차이가 큰 항목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협의해 적정 가격 설정을 유도하는 방안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앞으로도 소비자·의료계 등 여러 분야의 의견 청취를 통해 국민의 의료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가격공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병의원에서 진행되는 비급여 진료 확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비급여의료비는 2014년 11조2000억원에서 2022년 17조6000원으로 늘었다. 이는 건강보험 급여와 달리 비급여는 사실상 병의원의 자율 영역으로 통제 메커니즘이 작동되지 않는다. 비급여 진료비 정보 제공 외 따로 있지 않다.
국민건강보험체계에서 건강보험 적용되는 진료분야는 병·의원의 진료량, 진료수가를 관리받는다.
반면 비급여 의료는 관리체계가 미흡하여 병·의원이 비급여 의료 가격을 자체적으로 정하고 진료 회수나 양 등을 늘릴 수 있는 구조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병·의원의 수익목적으로 위해 비급여는 효자 노릇을 하지만 국민의료비 부담을 날로 늘어나고 있어 초고령사회 대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련 대책으로는 △비급여 가격규제 및 진료기준 마련 △환자의 알권리·선택권 보장 △급여·비급여 동시 진료 금지 등이 제시되고 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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